대한민국 관문 ‘메르스 한파’

인천공항

중화·에바항공 운항·노선 감축

이달 승객수 전년比 2% 감소

인천항

크루즈선 하선·기항 취소 속출

148→94항차 입항 급감 비상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을 통해 입국 예정인 국외 관광객들의 발길이 줄면서 관련기관의 계획 차질은 물론 경제적 손실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11일 공항·항만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정부는 경기도를 여행주의 지역으로 지정했다. UAE 외무부는 공지문을 통해 한국 메르스 감염 환자와 사망자 집계를 전한 뒤 자국민에게 한국 여행 자제를 당부했다.

이외에도 카타르와 쿠웨이트 외무부 역시 공지문을 통해 한국 여행 주의와 국내에 거주하는 자국민에게 전염 주의를 통보했다. 특히 인접 국가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아 국내 최다 관광객인 중국과 일본 등이 한국행에 대한 우려를 공식 표명하고 나섰다.

각 국가의 우려 표명은 하늘과 바닷길을 여는 항공편과 크루즈 기항의 감소를 불러오고 있다.

항공편은 대만 국적의 중화항공이 주당 42회 인천행 노선 중 15편을 줄였고 에바항공사도 인천~가오슝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주 2회로 감축하는 등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노선 일부 감축에 나섰다.

바닷길에서는 관광객 3천 명을 태우고 12일 오후 7시 인천항에 입항할 예정이던 ‘마리너 오브 더 시즈호(13만 7천t급)’와 ‘보이저 오브 더 시즈호(13만 7천t급)’가 승객 하선 취소를 인천항만공사에 통보했다.

또 세계 2위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소속 ‘퀀텀 오브 더 시즈호(16만 7천t급)’와 이탈리아 국적 ‘코스타빅토리아호(7만 5천t급)’ 코스타세레나호(11만 2천t급), 중국자본 크루즈선사인 보하이크루즈 소속 ‘중화태산호(2만 4천t급)’ 등 4개 선사가 오는 7월 말까지 모두 15항차의 기항 계획을 취소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곧바로 인천공항과 항만의 입국자 감소세로 이어지면서 공항·항만 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하반기 일일 승객 증가율이 전년대비 25% 이상 늘어나면서 추진 중인 환승 관광객 확대 노력에 청신호가 켜졌었다. 그러나 메르스 감염이 확산하면서 이달 들어 처음으로 전년대비 2%가량 감소세를 보이자 메르스 예방대책과 검역조치 강화 등 비상이 걸렸다.

국립인천공항검역소는 지난달 21일부터 인천공항으로 들어오는 중동발 항공편의 모든 탑승객이 도착 직후 검역을 받을 수 있도록 조치를 강화했는가 하면 입국심사대부터 화장실, 유아휴게실 등 다중 여객 이용시설에 대해 일제소독을 하고 있다.

인천항만공사도 당초 148항차로 기대됐던 크루즈 입항이 11일 현재 94항차로 크게 줄어 선박 접안료 등 수입 감소가 예상됨에 따라 메르스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천공항공사와 항만공사 관계자는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올 하반기 관련업계는 물론 경제적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며 “실시간 대응체계를 갖추고 정부 및 관계기관과 협조해 방역을 강화하는 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창수양광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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