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Q&A] 내 아이 성관련 문제 대처하기

놀이·장난처럼 이뤄지는 ‘또래 성폭력’ 
선생님에게 도움 요청… 인식개선 필요

▲ 정윤아

Q. 초등학생(6년) 여자아이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최근 아이가 사소한 일로 짜증을 내고 학교에 가기 싫다고 하여 걱정하던 차에 딸아이의 핸드폰을 보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반 카톡창을 보니 몇몇 남자아이들이 딸아이를 포함한 두 명의 여자아이의 가슴 부분을 찍어 올렸고 일부 아이들은 ‘ㅋㅋㅋㅋ’ 등의 반응을 보이더군요. 그래서 딸아이한테 핸드폰을 봤다고 솔직히 얘기하고 무슨 일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같은 반 남자아이들이 학기 초가 지난 후부터 야한 농담이나 행동을 장난스럽게 많이 한다고 합니다. 

예로 딸아이가 5학년 말부터 2차 성징이 일어났는데 평소 장난을 많이 하는 남자아이들이 신체발달이 빠른 여자아이들에게 ‘생리한다’, ‘가슴이 커진다’ 등의 말을 하며 놀리고 뒤에서 껴안거나 갑자기 가슴 쪽 방향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하더군요. 주변에 있었던 아이들도 웃고 넘어가는 분위기라 딸아이는 그냥 ‘뭐야~’라고 말하고 말았으나 기분이 많이 나빴다고 합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듣고 말로만 듣던 성폭력을 내 아이도 당한건가 싶어 황당하고 화가 났지만 딸아이는 울면서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만 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자녀가 같은 반 남자아이들의 장난에 어찌할 바를 모른 채 혼자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 어머니 또한 이러한 사실을 알고 화도 나지만 어떻게 하면 좋을 지 막막하셨을 것 같구요.

근래 학교 내에서 또래 간 친밀함의 표현으로 성을 매개로 놀리거나 장난을 치는 일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또래 성폭력은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으로 장난처럼 취급하는 경우를 포함합니다. 

해당하는 언동으로는 신체 변화를 성적으로 놀리기, 동의 없이 핸드폰으로 사진 찍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거나 인터넷에 올리기, 음란물 보여주거나 성행동 흉내 내기, 장난으로 바지 내리거나 속옷 보기, 동의 없이 의도적으로 신체 만지기 등이 있습니다. 또래 성폭력은 학교 폭력과 마찬가지로 ‘학교 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벌률’에 의해 징계를 받을 수 있는 영역이므로 인식개선이 꼭 필요할 것입니다.

 

우선 어머니께서는 자녀가 학교에서 놀림을 받고 카톡에 신체 사진이 올라온 것에 대해 어떤 기분이 들었고 마음은 어땠는지 차분하게 들어주시기 바랍니다.특히 자녀의 편에서 들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 느껴질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또한 남자아이들이 그런 행동을 하는 것과 주변 친구들이 웃으며 넘기는 분위기가 잘못된 것이지 자녀가 잘못한 것은 없음을 다독여 주세요. 또한 남자아이들이 유사한 행동을 할 시 ‘내 몸과 마음의 주인은 나’라는 마음을 가지고 ‘하지마, 싫어’ 등의 자기표현을 명확히 해도 괜찮으며, 부모님이나 담임선생님께 도움을 청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시기 바랍니다.

 

자녀가 동의한다는 전제 하에 담임선생님한테 알리시고 일이 지속된다면 학교폭력자치위원회를 통한 징계도 가능한 부분일 것입니다. 더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더불어 학교폭력 신고전화“117”, 청소년상담전화 “1388”을 기억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습니다.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청소년상담센터 상담사 정윤아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