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톡!톡!] 2017 삼순 데플림픽 ‘아쉬운 은메달’ 이무용

모두의 간절함 안고, 결승선 향해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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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가족, 그리고 지도해주신 감독, 코치님과 성원해주신 모든 분들의 간절함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다음 대회에서는 꼭 금메달로 보답하겠습니다.”

 

청각장애인 올림픽인 2017 삼순 데플림픽이 종반을 향해 치닫던 지난 28일(현지시간) 터키 삼순의 일카딤 스타디움에서 열린 육상 남자 800m 결승에서 1분54초54를 기록, 1위 알렉산드르 차르니아크(벨라루스ㆍ1분53초73)에 불과 0.73초 뒤진 값진 은메달을 수확한 이무용(28ㆍ고양시청)은 자신의 첫 데플림픽 은메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 종목 한국선수 최초의 메달이다.

 

이날 이무용은 예선과 준결승레이스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 레이스에서 이무용은 600m 지점부터 스퍼트를 시작, 결승선 100m를 남기고 선두를 달리던 차르니아크를 맹추격했으나, 막판 체력 저하로 금메달 목전에서 아쉽게 주저앉고 말았다. 하지만 이무용은 실망감보다는 은메달에 만족하며 다음 대회를 기약했다.

 

군포 산본중과 유신고, 성균관대를 거친 이무용은 비장애인 엘리트 육상에서도 주목받는 선수였다. 중학 때부터 400m를 주종목으로 대학 때까지 각종 전국대회에서 꾸준히 정상의 기량을 유지하며 실업팀 고양시청에 입단했다. 고양시청에서 중거리 국가대표 출신의 김용환 감독과 이재훈 코치를 만난 이무용은 400m 뿐 만아니라 새로운 종목인 800m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한편, 비장애인 육상 선수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성장하던 그는 어릴 때부터 후천성 감각신경 손실로 청력을 잃었다. 지난 2015년 청각장애 판정을 받은 이무용은 지난해 불가리아 스타라자고자에서 열린 제3회 세계농아육상선수권대회에 처음으로 장애인선수로 국제대회에 출전, 400m와 800m서 동메달을 획득하며 이번 데플림픽을 기대케 했었다.

 

사실 이무용은 이번 대회 출전을 앞두고 두 달전부터 햄스트링 상태가 좋지않아 우려를 낳았지만, 주위의 간절함과 기대감을 잘 알고 있던 그에게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날 은메달 획득 뒤 이무용은 “이번 은메달은 나 혼자 따낸 것이 아니라 가족과 주위 모든 분들의 도움과 간절함이 이뤄냈다. 그 간절함이 나를 더욱 열심히 달리게 했다”라며 “하늘이 나에게 은메달을 준 것은 더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알고 다음 목표를 향해 달리겠다”고 말했다.

 

고양시청 김용환(46) 감독은 “무용이는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로 앞으로 더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앞으로 발전가능성이 큰 만큼 4년 뒤에는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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