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지방선거] 3선 연임 제한 단체장 vs 지역 국회의원

7인의 ‘3選 슈퍼맨’ 다음 행보는… 묘한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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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인천 기초단체장(시장군수) 중 3선 이상은 현재 7명이다. 경기가 6명, 인천이 1명으로, 이 중 6명은 3선 연임 제한으로 인해 내년 6월13일 치뤄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못한다. 

벌써부터 이들의 후임 자리를 노리는 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지만, 12년가량 혹은 그 이상 동안 지역 구석구석을 누비며 다진 이들 3선 이상 단체장들의 행정 노하우와 경륜은 새 단체장을 선출하는데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주기에 충분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들의 퇴임을 가볍게 볼 수만은 없다. 

특히 일부 단체장은 벌써부터 당협위원장 등을 맡아 새 단체장 선출 영향력뿐만 아니라 퇴임 후 차기 총선 도전 등 향후 정치적 행보를 위한 조직력 확산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 지역의 상대 당 국회의원들과 미묘한 관계가 그래서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단체장지역 국회의원 ‘엇갈린 당적’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3선 이상 다선에 성공한 경기·인천 기초단체장은 10명이었다.

 

경기는 오세창 동두천시장과 박영순 전 구리시장, 이석우 남양주시장, 김윤식 시흥시장, 김윤주 군포시장, 이교범 전 하남시장, 조억동 광주시장, 서장원 전 포천시장, 김선교 양평군수 등 9명이었고, 인천은 조윤길 옹진군수다.

 

이 중 박영순 전 구리시장과 이교범 전 하남시장, 서장원 전 포천시장 등 3명은 이후 시장직을 상실해 7명이 남은 상태다. 공교롭게도 이들 3선 이상 단체장의 대부분이 지역 국회의원과 당적이 엇갈려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되고 있다.

 

■ 동두천시장 / 오세창 ‘슈퍼 입김’ vs 김성원 ‘젊은 입김’

무소속으로 두 번 당선된 뒤 더불어민주당으로 옮겨 3선을 하고 있는 오세창 동두천시장은 2014년 지방선거 당시에는 국회의원 선거구가 양주·동두천으로, 민주당 정성호 의원(3선)과 당적이 같았다. 

하지만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양주가 분리되고 동두천·연천이 한 선거구가 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정 의원이 양주로 출마해 당선되고, 동두천·연천은 자유한국당 김성원 의원이 당선되면서 시장과 지역구 국회의원의 당적이 달라지게 됐다.

 

동두천은 2014년 시장 선거 새정치민주연합(현 민주당) 승리, 2016년 총선 새누리당(현 한국당) 승리, 그리고 지난 5월9일 대선에서는 민주당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3천여 표 앞서는 등 민주당과 한국당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따라서 오 시장의 노하우가 새 단체장 선출에 영향을 줄지, 김 의원의 젊은 패기가 단체장을 탈환하는 데 큰 힘을 발휘할지 관심을 끌고 있다.

 

■ 군포시장 / 김윤주 ‘5선 도전’ 땐 과거의 동지들 ‘혈투’

3선 이상 단체장 중 유일하게 내년 지방선거 출마가 가능한 김윤주 군포시장도 지역 국회의원과 당적이 엇갈린다. 김 시장은 4선이지만 재선(2~3기) 후 한 번을 거르고 다시 재선(5~6기)을 하는 등 3선 연임이 아니어서 내년에 5선 도전이 가능하다.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으로 당선됐던 김 시장의 현 당적은 국민의당이다. 지역 국회의원 2명(김정우·이학영)은 모두 민주당이다. 김 시장이 국민의당 후보로 5선 도전에 나설 경우 민주당 의원들이 자당 후보를 내세워 이를 저지해야 하는 묘한 상황이 연출될 전망이다.

 

■ 광주시장 / 조억동 ‘野都의 꿈’… 민주의원들 “누구 맘대로”

한국당 조억동 광주시장은 3선을 하면서 같은 당 국회의원들(정진섭-노철래)과 차례로 호흡을 맞춰왔었다. 하지만 국회의원 지역구가 둘로 늘어난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두 곳 모두 민주당(소병훈·임종성)이 당선되면서 조금 부담스러운 상황이 됐다.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문 대통령 8만 175표, 한국당 홍 후보 4만 5천30표로 큰 차이를 보이는 등 보수 성향이던 지역정서가 변하는 추세여서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이 일단 기세를 올릴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호락호락 민주당에 시장직을 내줄 한국당이 아니다. 최근 새로 갑·을 지역 당협위원당을 맡은 박광서 도의원과 이문섭 시의회 의장이 본격적으로 조직을 정비하며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도전설이 나오는 조 시장의 저력이 보태진다면 시장을 놓고 현역 국회의원 두 명이 버티고 있는 민주당과 만만치 않은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 양평군수 / 김선교 “원조 보수” vs 정병국 “개혁 보수”

한국당 김선교 양평군수는 현직 단체장이면서 당협위원장을 맡고 있어 바른정당 정병국 의원(5선여주·양평)과 벌써부터 물밑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김 군수는 무소속으로 한 번 당선된 뒤 새누리당(현 한국당)으로 재선·3선에 성공했다.

정 의원이 김 군수의 입당을 이끌었으나, 막상 정 의원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탈당한 뒤 바른정당 창당을 주도해 초대 대표를 맡았고, 그 사이에 김 군수가 한국당 당협위원장을 맡아 둘의 관계가 더욱 서먹서먹해졌다. 김 군수와 정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군수 선출을 놓고 1차 자존심 대결을 벌일 전망이다.

 

양평은 지난 대선에서도 한국당 홍 후보가 민주당 문 대통령을 3천 여 표 앞설 정도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이다. 이에 따라 두 보수정당의 당협위원장과 현역 의원이 펼치는 지원유세 대결도 색다른 재미를 불러올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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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직 수성이냐 탈환이냐 

■ 남양주시장 / 거센 문재인 바람… 이석우 “보수의 저력”

17~19대 국회의원 선거구가 2곳(갑·을)이었다가 20대 1곳(병)이 더 늘어난 남양주는 국회의원 3명 중 민주당이 2명(조응천·김한정)으로 한국당 1명(주광덕) 보다 많다. 이중 민주당 김한정 의원(남양주을)은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시장후보로 나섰다가 이 시장에게 석패한 뒤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국회의원 배지를 다는데 성공했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문 대통령은 한국당 홍 후보를 두 배 이상 앞섰고, 홍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보다 뒤진 3위를 차지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한국당·국민의당보다 민주당이 유리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당 이석우 시장은 민주당 의원이 선거구 두 곳을 모두 차지하고 있던 때에 치러진 4회(2006년)·5회(2010년)·6회(2014년) 지방선거에서 모두 당선돼 3선 연임에 성공했다. ‘국회의원 수가 많은 정당이 무조건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라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한국당은 2002년 3회 지방선거 당시 한나라당 이광길 시장 당선 때부터 시장직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당이 이 시장의 노하우와 주광덕 의원(재선남양주병)의 경륜 등을 토대로 시장직을 수성할 수 있을지, 민주당이 국회의원이 많은 점 등을 최대한 활용해 16년 만에 시장직을 다시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시흥시장 / 김윤식 ‘바통터치’ vs 함진규 ‘백병전 불사’

민주당 김윤식 시흥시장의 경우 내년 시장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민주당 3대 축의 하나가 될 전망이다.

 

같은 당 조정식 의원(4선시흥을)은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이고, 시흥갑 지역구에서 재선(17·18대)을 한 백원우 전 의원은 청와대 초대 민정비서관을 맡고 있다. 여기에 김 시장의 행정 노하우까지 가세하면 민주당이 주는 중량감은 상당하다. 민주당 시장 후보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이유다.

 

하지만 한국당 함진규 의원(재선시흥갑)의 ‘전투력’도 만만치 않다. 백 전 의원을 총선에서 두 번이나 이겼고, 지방선거에서는 한국당 시장 후보를 총력 지원하며 김 시장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곤 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의 3대 축이 갈등 없이 호흡을 잘 맞춰 내년 시장선거에서도 승리를 거둘 수 있을지, 함 의원이 열세를 딛고 시장직을 한국당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 섣불리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단체장·지역 국회의원 ‘우린 한식구’

■ 인천 옹진군수 / 조윤길·안상수 ‘난공불락’ 요새 만들기

자유한국당 조윤길 옹진군수는 경기·인천 3선 이상 단체장 중 유일하게 지역구 안상수 의원(3선중·동·강화·옹진)과 당적이 같다. 안 의원이 초선(15대 계양·강화갑), 재선(19대 서·강화을)을 할 때는 옹진과 관련이 없었으나 20대 강화와 중·동·옹진이 합해지면서 한 식구가 됐다. 

특히 두 사람은 안 의원이 인천시장 재임 시절 조 군수가 자치행정국장을 했을 정도로 찰떡궁합을 보여,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힘을 합해 한국당이 군수직을 이어가도록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재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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