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톡!톡!] ‘한국인 최초’ 2회 연속 올림픽 氷速 스타트 총성 올리는 오용석 단국대 감독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회 연속 스타트 심판으로 나서는 오용석 감독.조태형기자
▲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2회 연속 스타트 심판으로 나서는 오용석 감독.조태형기자

“개인적으로 영광이죠. 남들은 한번도 쏘기 힘든데 저는 두 차례 연속 올림픽 무대에 나서니….”

 

오는 9일 개막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단 한번의 실수도 없는 ‘만점 사수’(?)를 꿈꾸는 총잡이가 있다. 동계 종목 가운데 유일하게 사격이 있는 바이애슬론 선수 이야기가 아니다. 바로 100분의 1초 승부를 다투는 스피드스케이팅의 스타터 오용석 심판(49ㆍ단국대)의 이야기다.

 

오 감독은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스피드스케이팅 스타터로 나선 뒤, 이번 평창올림픽에도 선발돼 2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됐다. 국제빙상연맹(ISU) 소속 스피드스케이팅 스타터 심판은 총 25명으로, 올림픽에는 이 가운데 단 4명만이 참가하게 된다.

 

이에 대해 오 감독은 “ISU 스타터 중 60세 정년까지 올림픽 무대에서 플래시건(스타트 총)을 잡지 못하고 은퇴하는 심판이 절반이 넘는다”면서 “ISU 관계자에게 들으니 연속으로 올림픽에 스타터로 나선 경우가 없다고 하더라. 다른 나라 심판들이 많이 부러워 한다”고 전했다.

 

지난 1993년 선배인 나윤수 관동대 교수의 권유로 스타터를 시작한 오 감독은 의정부 가능초부터 의정부중ㆍ고, 단국대까지 1년 후배 제갈성렬(48) 의정부시청 감독과 함께 국내에 단 두 명 뿐인 ISU 스타터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 심판은 ‘스타터’와 ‘레퍼리’ 각 4명으로 나머지는 모두 보조요원이다. 이 가운데 스타터의 역할은 경기를 시작하게 하고, 부정 출발이 이뤄지면 두 번째에 실격을 시킬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이 처럼 막중한 권한을 지닌 스타터를 올림픽 무대에서 한 번도 아닌 2회 연속 선발된 것에 대해 오 감독은 “2002년부터 ISU 스타터로 활동하면서 단 한번도 실수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해준 것 같다”면서 “사실 지난 8월 ISU로부터 스타터 선발 이메일을 받기 전만 해도 이번에는 선발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스타터는 경기 시작전 ‘고 투터 스타트(Go to the start)’라는 멘트로 선수를 출발선에 세운 뒤 ‘레디(Ready)’ 시그널에 이어 1~1.5초 사이에 격발한다”라며 “출발선에 서는 선수의 긴장감을 최소화 해주기 위해 최대한 저음으로 멘트를 하고, 최대한 늦춰 선수 입장에서 격발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평창 올림픽에서 헤르만 스테파니(여ㆍ독일)와 함께 여자 경기의 스타터를 맡게된 오 감독은 여자 500m에서 3연패에 도전하는 이상화(스포츠토토)의 경기 스타터를 맡으면 훨씬 유리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반드시 그렇지 만은 않다. 나로서는 항상 공정해야 하기 때문에 잘 타고 못타는 것은 선수의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험상 보면 선수가 스타터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게되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우리나라 선수들은 내 목소리에 익숙하기 때문에 편안한 마음을 가지면 조금은 플러스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한편, 3일 강릉에 도착해 5일 오후 강릉 올림픽오벌에서 각국 선수들을 대상으로 테스트 성격의 기록회에서 총을 쏜 오 감독은 “개막이 다가오면서 긴장이 된다. 참가 선수들 모두 실격자 없이 자기 기량을 발휘하는 무대가 됐으면 한다”며 “특히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 경기를 치뤘으면 하는 바램은 모든 국민들과 마찬가지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황선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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