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악세’가 발목 잡은 담배 수출…농식품 전체 수출실적도 감소

우리 담배의 올해 1분기 수출실적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죄악세’ 부과로 하락세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담배 수출 1위 시장인 UAE가 지난해 10월부터 담배에 죄악세 명목으로 100%의 세금(특별소비세)을 부과한 것이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1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3월 담배 총 수출액은 2억 1천6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3% 감소했다. 담배는 주 원료인 연초가 농산물로 분류돼 농식품 중 가공식품에 포함된다. UAE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에 주로 수출되며, 개별 농식품 중 수출액이 가장 많다.

 

지난해 담배 총수출액은 11억 2천560만 달러로 전체 농식품 수출액(신선농산물ㆍ가공식품, 68억 2천650만 달러)의 16.5%를 차지했다. 개별 품목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물론, 신선농산물 전체 수출액(10억 9천530만 달러)보다도 많았다. 하지만, 한국의 담배 1위 수출국인 UAE가 담배에 ‘세금’을 100% 부과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UAE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담배에 100% 세율을 적용한 데 이어 올해 1월 1일부터는 5%의 부가가치세까지 추가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그 여파로 현지에서의 한국산 담배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인상돼 수출이 급감했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UAE보다 앞서 죄악세 성격의 세금을 담배에 부과했고 걸프협력회의(GCC) 다른 회원국들도 올해 담배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도입할 것으로 알려져 담배 수출 감소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담배 수출 급감은 올해 1분기 전체 농식품 수출실적의 발목도 잡았다.

UAE 등 GCC 지역으로의 농식품 수출실적은 4천4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2% 급감했다. 아울러 주요 수출국인 중국으로의 수출실적도 지난해 1분기보다 15.1% 감소한 2억 4천180만 달러에 그쳤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죄악세 부과뿐만 아니라 한국 식품 매장의 대거 철수와 금한령에 의한 미디어 홍보 불가능 등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오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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