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옥하고 풍요로운 기전천리
안팎의 산과 물은 백이로구나
덕교에다 형세마저 겸하였으니
천년의 역년을 기약하도다.
(정도전, 신도 팔경의 시를 올리다 중 경기의 산하)
천년의 긴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 삶의 터전인 자연, 자연과 함께 살아온 사람들, 그리고 사람들 사이에서 흐르는 시간이다. 정도전의 예언대로 천년의 시간이 흐른 경기도는 복합문화, 첨단지식과 기술, 창조와 융합의 중심에 서있다.
경기도박물관은 지난 4월18일부터 ‘2018 경기천년 기념 특별전’ <천년 경기와 미디어의 만남, in 봄>을 개막하였다. 천년의 시간이 담긴 소장 유물을 현대 미디어 작가의 눈으로 해석하고 창조한 작품이 중심이다.
이번 전시는 6점의 영상작품과 15여점의 유물이 스토리를 구성하고 있다. ‘천년의 땅’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경기도 건축물을 유화적으로 표현한 영상작품으로 천년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찰나와 같은 우리 삶의 이야기를 표현하였다. ‘그 안 이야기’는 아트보드를 레이저 커팅한 도자기를 건축적 구조로 표현한 작품으로, 도자기 문양을 활용한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린이들이 가장 흥미로워하는 작품은 책가도 가상현실(VR)이다. VR 기술로 구현된 ‘Retrospect & Prospect, 책가도’는 장한종의 책가도를 가운데에, 그리고 좌우에 근대와 현대의 책가도 모습을 배치했다. 또한 책가도에 놓여 있는 오브제는 모델링을 통해 구현하였으며, 주요 오브제의 경우에는 사운드 및 움직임 등의 인터랙션이 가능하여 어른들까지도 흥미를 자아낸다.
‘경기천년 역사와 미래’는 소셜 데이터를 활용하여 특정 지역의 감성적 표정을 QLED 모니터를 통해 볼 수 있다. 지역을 대표하는 집단 감정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얼굴 표정의 변화를 통해 보여주는 프로젝트다.
그 변화의 근거는 웹상의 단어를 추출하고 데이터의 머신러닝을 통해 감정단어로 분류한 후, 수치화하여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표정으로 반영된다. 따라서 긍정적인 내용이 많으면 웃고 부정적인 내용이 많으면 슬픈 표정을 만든다. 경기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남북정상회담 이후 이 작품은 웃음이 많아졌다. 웃음이 많아질수록 경기도, 나아가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은 것이 아닐까?
한편, 이번 전시는 6월 24일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3018년 경기연표 만들기 체험도 준비되어 있다.
경기도박물관 이지희 학예사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