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高투표율로 민심 무서움 보여
李, 깨끗함∙능력 있음 보여줄 기회
새천년 경기도의 위대한 역사 이루길
선거가 끝났다. 여러모로 특별했던 선거다. 선거판은 일찌감치 기울었다. 여당의 압도적 우세가 선거 기간 계속됐다. 야당의 추격이 좀처럼 기운을 차리지 못했다. 유권자들에게는 ‘하나 마나 한 선거’라는 의식이 번졌다. 때마침 시작된 남북ㆍ북미 회담도 분위기에 큰 영향을 줬다. 공식 선거 운동은 4월의 남북 정상회담으로 시작해 하루 전 북미 정상회담으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가 끼어들 여지가 없었다.
최저 투표율을 예상한 의견이 괜한 소리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사정은 달랐다. 사전 투표에서 이미 17%가 넘는 투표율을 보였고, 최종 투표에서는 50%대 후반의 투표율을 보였다. 4년 전 지방 선거 때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의미가 여기 있다. 유권자들의 의지는 변함이 없었다. 여전히 지방을 걱정하고 선량을 선택했다. 관심 실종이라느니, 정치 외면이라는 일부의 전망을 보기 좋게 망신줬다.
프랑스 계몽 사상가 장 자크 루소는 말했다. “인민은 투표일 하루만 노예의 신분을 벗어나 자유인이 된다.” 물론 그는 대의 민주주의의 한계를 지적하며 한 말이다. 투표하는 날을 제외하고는 결국 선택된 정치인들의 세상임을 개탄한 말이다. 하지만, 그 ‘하루’의 의미에 충실한 수많은 유권자들의 정신은 숭고하다. 그 제한된 참정권을 행사하겠다는 의지가 무섭게 표현됐다. ‘욕하려면 투표해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후보들에겐 얼마나 피 말리는 선거 기간이었나. 오늘(13일) 하루는 또 얼마나 절박한 시간이었나. 단 하루만 더 달라고 하고 싶었을 게다. 단 한 표만 더 달라고 하고 싶었을 게다. 쏟아지는 빗 속에 우의를 입고 인사를 하던 순간, 외면하는 시민을 쫓아가 절하며 손을 내밀던 순간, 쏟아지는 민원을 받아적으며 꼭 실천하겠다고 약속하던 순간…모든 순간이 피 마르고 절박했을 것이다. 이 모든 모습들을 유권자가 기억하고 있다.
경기도지사 선거가 준 실망이 컸다. 정책은 없었고 폭로만이 그득했다. 그 탄착점에 이재명 후보가 있었다. 온갖 비방과 의혹을 온몸으로 맞고 있었다. 그 순간 유권자의 따뜻한 손길이 얼마나 그리웠을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결국, 유권자는 이 후보를 선택했고, 4년간의 도지사직을 그에게 맡겼다. 이 후보에게는 1,300만으로부터 받은 기회가 온 것이다. 그의 복지 정책과 개혁 정신, 그리고 일 추진력에 대한 도민의 믿음이다. 때마침 경기도는 새로운 천 년을 열어갈 출발선에 있다. 그가 꿈꾼 도정의 완벽한 실현이 새로운 경기도의 시대정신과 맞물려 위대한 웅도의 역사를 만들어 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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