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기운 탓일까. 역사적인 서울 올림픽이 열린 해에 태어난 ‘올림픽둥이’ 들이 스포츠 각 분야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명성을 떨치고 있다. 88 서울 올림픽이 열린 해에 창간된 경인지역 최고의 언론인 경기일보와 동갑내기로 올해 서른살이 된 향토 스포츠 스타들의 활약상을 조명해 본다. 편집자 주
■ 여자배구 ‘월드스타’ 김연경(88. 2. 26일생ㆍ터키 엑자시바시)
‘배구 여제’ 김연경(30ㆍ터키 엑자시바시)은 세계 최고의 스타다. 안산서초 4학년 때 배구선수인 언니를 따라 입문한 김연경은 안산 원곡중 재학 당시 170㎝도 되지 않는 작은 키 탓에 주전선수로 활약하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부모님과 선생님의 격려로 포기가 아닌 독기를 품었고 매섭게 훈련에 몰입하며 기본기를 다졌다. 이후 수원전산여고에 진학 후 키가 20㎝나 자라면서 주 포지션을 공격수로 전향해 만개한 기량으로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되는 영광을 누렸다.
이어 김연경은 2005년 프로팀 흥국생명에 입단, 첫 시즌 신인왕,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휩쓸며 국내리그를 평정했고, 2010년 일본 JT 마블러스로 임대 이적해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찬사를 받으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 2011년 유럽 최고의 빅리그로 꼽히는 터키에 진출해 6시즌 동안 소속팀 페네르바체를 정규리그, 컵대회, 챔피언스리그 정상으로 이끌며 ‘배구 여제’로 등극한 김연경은 2017년 최고 대우를 받고 중국 상하이로 이적해 팀을 정규리그 1위에 올려놓은 뒤 올해 터키 엑자시바시로 이적했다.
이제 김연경은 오는 18일 개막하는 아시안게임 2연패를 위해 다시 한번 강스파이크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인천 아시안게임에 이어 이번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후배들을 이끌고 2연속 금메달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김연경은 “아시안게임 2연패가 쉽지 않겠지만 동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꼭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피력했다.
■ 최고의 좌완투수 ‘닥터K’ 김광현(88. 7. 22일생ㆍSK 와이번스)
어린 시절 부모님과 야구장에 가는 것이 가장 큰 행복이었던 김광현(30ㆍSK 와이번스)은 현재 국내 최고의 좌완투수로 한국프로야구의 역사를 만들고 있다.
안산 덕성초 3학년 때 부모님께 ‘야구를 하고 싶다’고 졸라 선수의 길을 걷게 된 김광현은 안산중앙중을 거쳐 안산공고 에이스로 활약하며 구단 역사상 최고의 계약금(5억 원)으로 SK 와이번스와 계약을 체결한 뒤, 2006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감격을 누렸다.
이후 데뷔 첫 해 한국시리즈 4차전 선발로 깜짝 등판해 7이닝 무실점 호투로 SK 우승에 일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김광현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선 ‘일본 킬러’라는 명성을 얻으며 대한민국에 사상 첫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선사한 데 이어, 그 해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 달성을 이끌며 다승왕(16승)과 탈삼진왕(150개), 최우수선수상(MVP)을 휩쓸어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후 2010년 개인 최다승(17승)을 포함해 2016년 20대 좌완 최초 100승 투수로 한국프로야구의 새 역사를 쓴 김광현은 부상으로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재활에 몰두하며 2017년을 통째로 쉬었다. 하지만, 2018년 다시 마운드에 복귀해 예전 에이스의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에게 멋진 부활투를 선보이고 있다.
김광현은 “아직 100% 만족할 투구는 아니지만 예전이나 지금이나 항상 자신있게 투구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 사격 권총의 ‘특등사수’ 이대명(88. 9. 14일생ㆍ경기도청)
중학생 때 총에 대한 호기심으로 처음 사격과 인연을 맺게 된 ‘특등사수’ 이대명(30ㆍ경기도청)은 올해 각종 대회에서 올림픽 3연패를 달성한 ‘사격 황제’ 진종오를 꺾고 우승하며 4개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권총 ‘명사수’가 됐다.
될성부른 떡잎이던 이대명은 의정부 신곡중 재학 당시 소년체전 공기권총 금메달을 시작으로 의정부 송현고에 진학하며 국가대표에 발탁되는 등 빼어난 성적으로 주니어 사격계의 1인자로 등극했고, 고교 3학년 때는 국가대표 진종오가 수립한 공기권총 한국기록을 경신하며 한국 사격의 차세대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이후 성인무대에 올라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공기권총 개인전과 단체전, 50m 단체전에서 정상에 오른 데 이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도 공기권총 단체전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하지만, 모두의 기대를 모았던 2016 리우 올림픽에선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아쉽게 예선에서 탈락하며 좌절을 겪었다. 그리고 2년간 절치부심하며 준비한 이번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선 공기권총의 개인전과 혼성경기에 나서 아시안게임 3연속 금메달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이대명은 “저를 포함해 국가대표 사격선수 모두가 최선을 다해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국민의 성원에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는 게 저희의 당연한 임무라고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남은 기간 열심히 준비해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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