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이후 69년간 갈라진 남북 사이에 완충공간 역할을 해온 비무장지대(DMZ·Demilitarized zone)처럼 말이다. 더이상 DMZ는 단순한 전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다.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DMZ는 평화의 상징, 생태의 보고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평화와 생태보전의 대명사인 이곳 DMZ를 위해 이제 경기도가 나설 차례다. DMZ를 통해 전 세계에 평화 메시지를 전달하고, 남북통일의 상징적 공간으로 활용해야 하는 현 시점에서 경기도의 청사진을 살펴보는 동시에 다양한 역할론을 제시해본다.
■ DMZ 생태·평화 관광지구 조성
경기도는 우선 권역별 DMZ생태ㆍ평화 관광지구 조성을 추진한다. DMZ를 생태계 보전과 국제적 평화를 염원하고 통일시대를 대비하는 상징공간으로 ‘DMZ생태평화관광지구’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도는 파주, 연천 DMZ 지구 조성 시 남북관계, 군 수용한계를 감안해 단계적으로 접근할 계획이다. 한반도 생태평화벨트사업과 연계, 김포 해상 생태자원지구 조성도 추진한다. 또 김포시 월곶면 일대와 애기봉 전망대와의 연계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옛 한강 물류의 중심이었던 조강나루터를 복원해 역사문화적 가치를 살리고 한강 및 서해의 해상 생태자원 교육의 장으로 활용한다는 복안도 세웠다.
조강물길 이야기 공원에 나루터 복원 및 황포돛배 운영과 해상생태 체험관 조성도 검토 중이다. 판문점 역사ㆍ평화 DMZ 지구의 경우 판문점을 기점으로 반경 5㎞(초형도, 장단반도, 통일촌 등 포함)로 이곳에 DMZ생태보전연구소를 설치해 임진강변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개발ㆍ운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DMZ 생태평화관광지구는 태풍 전망대를 기점으로 반경 5㎞(연천 횡산리, 삼곶리 일원)로 빙애여울 인근 생태관광 기반을 조성하게 된다. 두루미, 독수리 학습원, 야생동물보호센터 설치, 빙애여울 생태탐방로 개발 등이 주요 사업 내용이다.
도는 생태환경의 지속적인 보전 및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를 만들기 위해 환경부 자연환경조사, 그간 실시된 생태조사 자료 등을 토대로 생태 우수지역 개발지역을 등급별로 조사할 예정이며, 생태 우수지역 보전 및 활용을 위한 기초자료도 축척한다.
■ 세계생태평화의 상징 DMZ
DMZ에서 국제생태평화 포럼을 개최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참석 대상은 국내, 학계, 시민단체 등 DMZ 관계 전문가와 국외에서 북측 전문가, 유네스코 등 국제기구 인사, 노벨평화상 수상자 등이다. 이들은 DMZ 보전 및 활용 방안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를 하게 된다.
특히 포럼 기간과 맞물려 도는 DMZ 방문 주간을 정하고, DMZ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국내외 관광객 방문을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북한 전문가와 북한 이탈주민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할 방안도 추진 중이다.
■ DMZ에 길을 묻다. 올레길 조성
군 순찰로를 활용한 올레길 조성도 눈에 띄는 사업 중 하나다. DMZ 남방한계선을 따라 설치된 군 순찰로를 그대로 활용해 추가 시설물 설치를 최소화하면 DMZ 올레길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도는 보고 있다.
도는 우선 일부 구간을 정해 개방시간, 인원을 임시개통하는 것으로 협의하고, 향후 단계적으로 전 구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임시개통이 불가할 경우 기존에 조성돼 있는 평화누리길에서 남방한계선 주요 지점을 오갈 수 있는 코스로 조성한다는 복안이다. GP 등을 DMZ의 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는 전망대로 사용할 경우 비무장지대로서의 상징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도는 기대하고 있다.
도는 DMZ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어 가기로 한 판문점 선언의 이행 여부와 중앙정부 차원의 DMZ 활용계획에 따라 사업추진을 관계기관 등과 유동적으로 협의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특히 평화누리길은 타 도보길 연결 등을 통한 다양한 관광자원 네트워크화, 자전거길과 통합 관리 형태로 추진된다. 평화누리길과 한강~철원 자전거길 인근 연천군 군남면 옥계리 일원에 도보ㆍ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거점 센터도 조성된다.
평화누리길 도보 및 자전거 코스 관광정보 제공, 교통 및 숙박시설 예약 등 원스톱 홈페이지 구축 및 앱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평화누리길 곳곳에 얽힌 이야기 등을 재미있게 스토리텔링 할 수 있는 해설사를 양성,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 남북교류, 공연예술의 공간 DMZ
도는 캠프 그리브스를 활용한 향후 개성 수학여행의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캠프 그리브스 DMZ체험관 등에 숙박하고 판문점, 도라전망대, 제3땅굴 등을 둘러본 뒤 개성지역 현장 견학 등도 추진하는 내용이다.
파주 임진각과 더불어 문화예술공연을 실시할 수 있는 공연클러스터 2개소도 추가 조성된다. 라이프 인 DMZ 공연, 평화를 주제로 한 공연예술 축제 개최도 검토 중이며 평화통일 마라톤을 국제대회로 격상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이진찬 경기도 균형발전기획실장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시점에서 DMZ의 가치와 중요성이 더 높아졌다”며 “DMZ가 전세계 평화의 상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선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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