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지적 비교 시점] '여름여름한 밤의 꿈' 여자친구 vs FT아일랜드

▲ 여자친구 '여름여름해', FT아일랜드 '여름밤의 꿈'. 쏘스뮤직, FNC엔터테인먼트
▲ 여자친구(위), FT아일랜드. 쏘스뮤직, FNC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달 19일 여자친구는 발랄한 귀여움과 중독성 있는 후렴구가 여름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시원한 팝 댄스곡으로, 청량한 보컬과 펑키한 리듬이 어우러져 듣는 이들에게 시원한 바닷가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여름여름해'를 공개했다.

이어 지난달 26일에는 FT아일랜드가 시원한 일렉 기타 사운드와 파워풀한 리듬이 어우러진 곡으로 한 여자에게 첫눈에 반해 애타게 그리워하고 보고 싶어 하는 남자의 마음을 가사의 '여름밤의 꿈'을 발표했다.

더위가 한풀 꺾인 8월의 말, 활동을 마친 여자친구의 '여름여름해'와 FT아일랜드의 '여름밤의 꿈'의 가사를 극히 전지적 비교 시점으로 살펴 본다.

# 여자친구 '여름여름해', "그대와 함께라면…"

'여름여름해'의 화자는 '우리'로, 노래를 부르는 '여자친구'들이다. 이는 '차차차가워 예린은 외로워' '엄엄엄엄지 척 은하수 건너서' '어떡해 유주 be my' '내 소원을 들어줄래'라는 가사로 드러난다.

이로서 듣는 이에게 단순히 가수 여자친구가 아닌 화자 여자친구로서 다가온다 존재가 부각된다. '은하수'나 '소원'은 가사와 얽혀 무리 없이 소화되었으며 '예린'이나 '유주' 같은 경우 화자를 더욱 명확하게 하는 효과가 있었다.

'여름여름해'의 화자 '우리'는 사랑하는 대상 '그대'에게 고백하고, 그 사랑을 이루고 싶은 심정을 가사로 그려냈다. '여름여름'한 감정을 '뜨거워지니까' '연인만 가득한 여름'과 반대로 '차차차차가워'와 '예린은 외로워'로 잇는 뜨거움과 차가움으로 연애와 외로움을 표현했다.

여자친구는 '가슴속 묻어둔 여름밤' '솔직히 말해 너를 사랑해'라는 가사를 통해 '여름밤'을 그대에 대한 마음으로 노래한다.

# FT아일랜드 '여름밤의 꿈' "그대, 지금 어디에 있나요"

지난달 26일 발표한 FT아일랜드의 신곡 '여름밤의 꿈'은 다시 만날 대상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에 대한 가사로 이루어져 있다.

화자인 나는 대상을 그리워하고 있다. 화자는 처음 본 순간 번 개 친 순간과 같고, 파도가 치는 것처럼 두근거린다. 이에 화자는 대상인 너에게 다가고 싶고, 꿈속에 그릴 정도로 간절하다. 그러나 지금 어디에 있는지 사랑하는 너를 만날 수 없음을 그려내고 있다.

화자인 나는 그대의 존재는 마치 꿈과 같아 오늘 밤, 또는 매일 다시 만나기를 기대한다. 내적으로는 사랑에 갈망하는 '나'와 외적으로 음악을 듣는 대중에 대한 갈망을 그려내고 있다.

# '여름여름한 밤'

여자친구와 FT아이랜드는 형용할 수 없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을 간절하고 있다. 그러나 그 대상은 만날 수 없으며 추상적이다. 이에 '여름밤의 꿈'에서 '너'는 예쁘다는 것 외에 대상에 대한 정보는 없고, '여름여름해'에서 '그대' 역시 만남은 있되, 어떤 사람인지 보이지 않는다.

두 곡의 대상은 너무도 먼 곳에 있어 만날 수 없음을 간접적으로 때론 직접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는 '은하수 건너서' '다가갈 수 있을까' 'CAUSE I'M MISSING YOU' 등과 같은 가사를 통해 부재하는 대상에 대한 그리움과 거리감을 느끼게 하고 있다.

위의 대상은 일차원적으로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그리움이나 애정 등을 노래하고 있으나, 그 이면에는 마주할 수 없는 대중이라는 집단 대한 갈망이기도 하다.

매체를 통해 접하는 가수의 이미지는 존재하나 실제로 만나기 힘든 거리감을 느낀다. 반대로 가수들의 입장에서는 집단으로서의 대중 또한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는다고 느껴질 수 있다. 집단으로서의 대중이 보이는 가수에 대한 연정은 음원차트 등의 간접적인 부분에서나 드러날 뿐이다.

곡에서 말하는 '그대'나 '너'는 화자의 대상으로서 존재하지만 명확하게 그려낼 수 없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꿈속에서나 만날 수 있고, 은하수를 건너야 할 정도로 멀다.

여자친구는 '그대'를 따라 어디로 갈지 알 수가 없고, FT아일랜드는 '너'에게 다가갈 수 있을지, 사랑할 수 있을지조차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따라 갈거고 사랑할 것이며, 보고 싶어 한다.

 

장건 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