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 가능한 목표 만들고… 부모가 본보기 교육해야 효과
Q : 중학교 자녀를 둔 부모입니다. 요즘 자녀의 방에만 들어가면 매번 큰 소리가 납니다. 왜 그렇게 정리를 하지 않는지 이해가 잘되지 않습니다. 이러다가 나중에도 정리정돈을 못 하는 아이가 되는 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 청소년기 자녀를 둔 부모님들이라면 정리정돈이나 방 청소 문제로 아이와 마찰을 빚은 경험이 한 번쯤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사실 방을 정리정돈하고 깔끔하게 치우는 일은 부모에게는 중요할지 모르지만 대부분 아이들에게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일 가능성이 큽니다. 당장 하고 싶은 일, 보고 싶은 것이 많은 아이에게 방 청소는 재미도 없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때문입니다.
또한 자녀가 자기 나름대로 치운다고 치워봤자 부모의 기준에서 볼 때 ‘제대로’ 안 치운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잔소리를 듣게 되면 해도 혼나는 일 뭐 하려 해, 하는 식으로 아예 손 놓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렇다면 자녀가 정리정돈을 잘 하지 않는 경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정리정돈이나 방 청소는 위생상의 문제도 있고 생활습관이라는 중요한 부분과도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해결책을 빨리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일방적인 해결책이 아닌 자녀와 함께 좋은 해결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자녀와 함께 해결책을 마련함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너-메시지’보다는 ‘나-메시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너-메시지’란 “너는 왜 항상 약속을 안 지켜?”, “너 때문에 미치겠다. 왜 이렇게 게을러터졌니?”와 같은 방식으로 모든 잘못을 상대방에게서 찾으면서 공격하는 화법입니다. 이러한 ‘너-메시지’는 자녀의 반감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반면 ‘나-메시지’는 “나는 너가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마음이 아파.”처럼 나를 주어로 나의 입장과 감정을 솔직히 전달함으로써 서로 이해를 돕는 화법입니다. 이렇게 ‘나’를 주어로 말을 시작하면 비난으로 받아들이기보다 부모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정보로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둘째, 더 현실적인 대안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모색하는 것입니다. 다양한 방법들을 논의한 후 서로 만족할만한 실천적인 해결책을 결정하도록 합니다. 예를 들어서‘방을 깨끗이 치운다’와 같이 애매한 목표보다는 ‘방바닥에 물건들을 늘어놓지 않는다’,‘빨래는 즉시 빨래 바구니에 넣는다’,‘책상 위에는 쓰레기를 두지 않는다’처럼 당장 실천이 가능한 가시적인 목표가 좋습니다. 이 단계에서 유의할 점은 대화의 틀을 ‘나-메시지’로 유지하는 것입니다. 이는 자녀가 존중받았다는 느낌을 받게 합니다. 결정한 방법에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질책하지 말고 잘한 점을 칭찬하면서 계속 새로운 대안을 찾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녀들에게 방을 치우라고 말로 가르치기보다는 부모님이 먼저 나서서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입니다. 일상 속에서 집안을 정리 정돈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부모님의 모습을 보고 자라는 것이 그 교육적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사실 청소를 하고 집안을 정리 정돈하는 일은 가정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노동입니다. 어지르는 사람 따로, 치우는 사람 따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자녀와 충분히 대화하고 같이 청소하는 분위기를 만들어간다면 서로에 대해서 신뢰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강한모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청소년상담센터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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