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패키지 여행객들 “안내·조치도 없었다” 분통
여행사 “천재지변 상황… 소보원 결과로 판단할 것”
“단풍 구경을 위해 설레는 마음으로 떠났던 캐나다 여행, 남은 기억은 폭설 속 추위ㆍ두려움에 떨던 17시간과 그 어떠한 안내ㆍ조치도 없었던 무책임한 여행사뿐입니다”
여행사 ㈜모두투어네트워크(이하 모두투어)의 8박10일 캐나다 패키지 상품을 구매했던 여행객들이 여행 당시 갑작스런 폭설로 17시간 동안 고속도로에 고립, 이에 대한 보상비로 ‘3만8천 원’이 책정되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25일 모두투어 이용자들에 따르면 여행객 36명은 지난 9월29일부터 10월8일까지 모두투어와 함께 캐나다 단풍여행 패키지(425만 원 상당) 여행을 떠났다.
문제가 된 날은 현지에 폭설이 내린 10월2일. 여행팀은 오후 6시께 캐나다 캔모어(Canmore)에서 캘거리(Calgary)로 향하던 중 고속도로 위 버스에 갇히게 됐다.
당시 패키지여행에 참여한 A씨는 “전날부터 눈이 너무 많이 내리기에 여행사 측에 날씨 상황을 확인해달라고 하니 ‘괜찮다’고만 했다. 일부 여행객이 일정을 재조정하자고도 얘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그 결과 결국 버스에 갇혔다. 모두투어 다른 버스 이용팀은 시간을 조율하거나 우회도로를 찾았다는데 우리는 어떤 안내나 지시가 없어 꼼짝없이 기다리기만 했다”고 설명했다.
B씨 역시 “다수 여행객이 생리현상 때문에 불편하고 수치스러운 순간을 겪어야만 했다. 연료가 부족할까 시동을 켰다껐다를 반복하느라 차 안에 있던 70대~80대 어르신도 추위를 견디며 힘들게 참았는데 모두투어는 여행객의 안위 한 번 묻질 않았다”며 “그야말로 인생 최악의 경험”이라고 토로했다.
차량 정체가 풀린 시각은 10월3일 오전 11시께. 여행팀은 17시간 만에 도로를 벗어났지만 이후 일정에 차질이 생겨 하룻밤 머무르려던 퀘벡(Quebec) 대신 토론토(Toronto)로 가게 되면서 이에 따른 적절한 사과 및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모두투어는 ‘천재지변이라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여행사가 일부러 연착 상황을 만든 게 아니라, 갑작스런 폭설 때문에 늦어진 것이다. 일부 식사비와 시설 입장료(1인당 3만8천 원)는 배상키로 했으나 타협이 안 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이 건이 한국소비자보호원에 피해구제 사례로 접수된 만큼 그 결과에 따라 보상 정도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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