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해외도피·범죄연루 퇴역 군인 연금 지급중단

수사기관의 수사를 피해 해외로 도피한 예비역 군인에게 연금 지급이 제한되고, 퇴역 군인이 범죄에 연루돼 지명수배가 내려지면 연금 지급액의 절반이 유보된다.

국방부는 내년 2월11일까지 이 같은 내용의 ‘군인연금법 시행령’ 및 ‘군인연금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고 31일 밝혔다.

개정안은 복무 중 발생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할 범죄행위로 수사 또는 재판 중인 퇴역 군인은 소재가 명확하지 않아 검사나 군 검사의 지명수배·통보 결정을 받으면 퇴역연금이나 상이연금 지급액의 50%가 유보된다.

복무 중 발생한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할 범죄행위로 수사 또는 재판이 계속 중일 때는 지급액의 절반이 유보되는 급여 종류도 퇴직수당과 퇴역연금일시금, 퇴역연금공제일시금, 퇴직일시금으로 명확히 했다.

이는 군인연금이 피의자의 도피자금으로 활용되는 것을 막고, 외국거주자 등의 군인연금 부정수급을 예방하려는 조치다.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작성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현재 해외 도피 중에도 퇴역 연금을 계속 받고 있어 이를 중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사령관은 관련 수사가 진행된 뒤에도 매월 450만 원씩 퇴역 연금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에 법 개정이 이뤄지면 해외에 도피 중이던 조 전 사령관에 대한 연금 지급이 중단된다.

잔여 연금을 지급하기 위해서는 검사나 군 검사의 기소유예, 혐의없음, 죄가안됨, 공소권없음 또는 각하 등 불기소처분 사유를 명확해야 한다.

또 군인연금 부정수급을 예방하기 위해 1년 이상 외국에 체류하는 연금수급권자도 외국 시민권을 획득해야 한다. 외국에 거주하는 연금수급권자 등과 같이 매년 신상신고서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했다.

‘공무원연금법시행령’도 외국 거주자에 대해 신상신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모든 신고의무 대상자의 신상신고서 작성 기준시기를 매년 10월31일로 변경했다.

국방부는 “군인연금업무를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해 군인연금업무 수행에 필요하다고 국방부장관이 인정하는 자료를 보유한 기관·법인·단체에 대해서 자료의 제출을 요청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고 말했다.

강해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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