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라이브카페서 만난 배따라기 멤버 양현경씨… 청아한 음색으로 주민과 소통

“나만의 노래로 대중의 마음 위로하고 싶어”

“배따라기 아닌 양현경만의 노래로 대중의 마음을 위로하고 싶어요.”

올해로 가요계 데뷔 39년을 맞는 양현경씨(60)의 목소리는 세월이 비켜간 듯 했다.

그녀가 인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의 라이브카페에서 통기타를 치며 청아한 음색으로 노래를 부르자 1980년대 어느 소공연장을 연상케 했다.

양씨는 ‘아빠와 크레파스’라는 노래로 유명한 혼성그룹 배따라기로 1981년 데뷔했다. 그녀는 “통기타 붐이 일던 시절에 독학으로 기타를 치며 무작정 노래를 불렀다”며 “손가락에 피가 날 정도로 연습했는데, 그러다 우연히 참여한 아마추어 통기타 노래자랑 대회에서 대상을 받아 이 길로 들어섰다”고 말했다.

이후 양씨는 가수 이진관씨의 소개로 배따라기 이혜민씨를 만났고, 처음들은 노래가 배따라기 2집에 실린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 하나요(봄비)’였다. 그녀는 “봄비를 들어보니 정말 좋았고, 특히 ‘나는요’ 부분이 마음에 들어서 그 부분만 부르게 해달라고 엉엉 울기까지 했다”며 “어느 날 갑자기 이씨가 녹음실에서 봄비를 불러보라고 해서 떨리는 목소리로 불렀는데 그 노래가 세상에 나왔다”고 했다. 이를 계기로 양씨는 1987년 배따라기 7집까지 이씨와 함께 활동했다.

배따라기의 대표곡은 ‘어젯밤에 우리 아빠가 다정하신 모습으로 한 손에는 크레파스를 사가지고 오셨어요~’라는 가사로 널리 알려진 아빠와 크레파스다. 양씨의 어려웠던 유년시절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그녀는 “초등학교 1학년 때 아빠한테 크레파스를 사달라고 했는데 6학년이 되고 나서야 사주셨다”며 “그 이야기를 담은 노래가 아빠와 크레파스인데 경쾌한 리듬과 달리 굉장히 슬픈 곡”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양씨는 7집 활동을 마치고 배따라기를 나와 솔로로 전향했고, 2007년부터는 인천 학익동에서 양현경의 열린음악회라는 라이브카페를 운영하며 지역 주민과 소통하고 있다. 그녀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90세까지 노래를 부르고 싶다”며 “나의 노래를 듣고 퍽퍽한 삶을 견디며 살아가는 많은 분이 감동을 받고 위안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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