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축구경기장 일찌감치 응원단 운집
이강인 첫골·종횡무진 아낌없는 박수
이광연 선방쇼에 모교 인천대 ‘들썩’
멋지게 즐긴 선수… 시민도 한바탕 즐겨
“준우승도 잘했습니다. 우리 선수들 덕분에 행복한 추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U-20 월드컵 결승 한국과 우크라이나의 경기가 끝난 16일 새벽.
오랜만에 붉은 악마 티셔츠를 꺼내 입고 친구들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을 찾았다는 이현수씨(31)는 선수들의 패배에 아쉬움 보다는 고마움을 전하며 활짝 웃었다.
우리 대표팀 선수들이 우크라이나와 맞붙는 이날 인천지역 곳곳에서는 시민들의 열띤 응원전이 펼쳐졌다.
특히 인천시와 인천유나이티드가 함께 마련한 인천축구전용경기장 응원전에는 7천여 명의 시민들이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경기장으로 입장하려고 줄을 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시민들은 대형 전광판에 선수들이 소개되자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인천 출신인 이강인 선수가 소개되자 일부 시민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강인’을 연호하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시민들의 응원전은 경기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붉은악마 인천지부의 주도로 ‘오! 필승 코리아’를 부르며 구호를 외쳤고, 수천 명의 시민이 파도타기를 하며 장관을 연출했다.
1대3 아쉬운 패배를 맞은 순간에도 시민들은 아쉬움보다는 응원을 보냈다.
“괜찮아”, “잘했다”를 연호하던 시민들은 고생한 선수들에게 뜨거운 박수를 보낸 후 자리를 떴다.
가족과 함께 경기장을 찾은 최수영씨(42·여)는 “너무 아쉽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 감동받았다”며 “비록 결승에선 졌지만,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주길 기대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골키퍼인 이광연 선수의 모교인 인천대학교도 재학생과 주민이 함께하는 응원전을 마련했다.
조동성 총장을 비롯해 재학생과 교직원, 주민 등 320여 명은 양손에 응원 막대풍선을 들고 경기 내내 ‘대한민국’을 외치며 열기를 더했다.
특히 인천대 재학생인 이광연 선수가 상대팀의 골을 막아낼 때면 더 큰 함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인천대 관계자는 “이광연 선수는 지난해 인천대에 입학해 축구부에서 1년 동안 활약했는데, 이번에도 멋진 선방 쇼를 보여줘 자랑스러웠다”며 “우리 학교에 훌륭한 인재가 있다는 사실이 기쁘다”고 했다.
각 구별로 마련한 응원전에도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남동구와 연수구, 계양구는 구청에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고 별도 공간을 마련해 주민들의 경기 관람을 지원했다.
가족들과 함께 구청을 찾은 주민들은 이날 하루 어떤 응원단보다 열정적인 응원전을 보여줬다.
이 밖에도 지역 내 음식점과 술집 등 주민들이 모인 곳이라면 어디든 뜨거운 응원 열기를 뿜어냈다.
남동구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는 이번 축구 경기를 위해 대형 스크린을 설치했다며 “앞으로도 이 스크린을 통해 우리 선수들의 좋은 경기를 볼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했다.
김경희·이관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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