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원 한강수계서 기준치 3배넘는 냄새유발물질 ‘지오스민’ 나와
폭염·수온 상승으로 조류 급증… 곳곳서 “냄새난다” 민원 쇄도
市, 고도정수처리시설 조기 가동… “수질분석 1주 1회서 1일 1회로”
인천시가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에 이어 ‘악취 수돗물’ 문제로 초비상이 걸렸다.
7일 시와 한강유역환경청 등에 따르면 인천지역 식수원인 한강수계에서 지난 6월 말부터 환경부 기준치 20ppt(ng/ℓ)를 초과하는 지오스민(Geosmin)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기준치의 3배를 넘는 67ppt가 나온 데 이어, 정수를 마친 인천의 수돗물에서도 최대 11ppt의 지오스민이 검출됐다.
지오스민은 조류 등 미생물이 만들어내는 물질이다. 민물환경에서는 특유의 악취를 내는 특징을 갖고 있다. 흔히 민물 어류에서 나는 흙냄새가 지오스민 냄새다. 사람은 6~10ppt만 되더라도 지오스민 냄새를 맡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지난 6일 인천시내 곳곳에서 ‘수돗물에서 냄새가 난다’는 민원이 접수됐다.
그러나 이번 수돗물 악취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전망이다. 때 이른 폭염과 수온 상승으로 지오스민을 만들어내는 조류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지난 1일 연수구와 미추홀구지역에 물을 공급하는 팔당취수장 인근 팔당댐앞 지점에서는 관심 단계 기준치(1천 cells/㎖)에 4배를 넘는 4천700cells/㎖의 유해남조류가 나왔다. 유해남조류가 전혀 나오지 않은 지난 6월 10일과 비교하면 20여일만에 급속도로 늘어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수온 역시 2.9℃가량 올라갔다.
시는 적수 사태에 이어 악취 문제가 확산하는 것을 크게 걱정하고 있다. 이미 시는 한강유역환경청으로부터 6월 28일과 7월 2일에 정수 강화 조치 요청을 받은 상태다. 시는 당초 오는 9월 말 가동 예정이던 공촌정수장의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조기 가동하는 등 비상조치에 돌입했다.
하지만 악취 해결은 불분명하다. 분말활성탄을 이용한 정수로 없앨 수 있는 지오스민은 약 8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강수계의 지오스민 검출량이 100ppt를 넘어서면, 정수를 거쳐 인천 가정에 공급되는 수돗물도 기준치를 넘어갈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앞서 인천은 2012년에도 기준치의 수십배에 달하는 지오스민으로 인해 수돗물 악취 소통을 겪었다.
한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지오스민은 악취 등으로 사람에게 혐오감을 줄 수 있는 심미적 영향 물질”이라며 “가정에서 지오스민으로 수돗물 악취 문제가 발생한 상황에서는 100℃ 이상으로 끓여 사용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팔당댐 상류에서 조류 등이 이상 증식해 지오스민 등 냄새유발물질이 증가하고 있어 상황실 운영과 수질분석을 강화하고 있다”며 “수질분석을 1주 1회에서 1일 1회로 강화하고, 분말활성탄 투입과 고도정수처리 공정을 강화해 냄새유발물질을 줄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5일 인천 적수 사태와 관련해 서구 청라동과 검암동 수질이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고 발표했지만, 주민들은 인정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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