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악의 미제사건으로 손꼽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됐다. 사건 발생 30여년 만이다. 유력 용의자는 다른 강력범죄로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 특정으로 자연스럽게 영화 '살인의 추억'도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살인의 추억'은 화성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한 작품으로, 지난 2003년 개봉해 약 525만(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 기준)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가 갖는 가장 큰 특징은 현실에서와 마찬가지로 마지막까지 누가 범인인지를 특정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가장 유력한 용의자가 등장하긴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없어 풀려나고 형사들은 절망에 빠진다. 그리고 이를 스크린으로 바라보는 관객들 역시 맥이 풀리긴 마찬가지다.
어쩌면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은 엔딩씬일지도 모른다. 당초 '살인의 추억' 엔딩씬은 범인이 도시의 인파 속으로 사라지는 장면을 그릴 예정이었으나, 봉준호 감독은 고민 끝에 마치 범인을 바라보듯 정면을 응시하는 극중 두만(송강호)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마무리한다.
봉 감독은 지난 2013년 '살인의 추억' 10주년 특별상영 행사 당시 "엔딩 장면에서 송강호가 카메라를 응시하는 이유는 범인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올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과연 실제 화성연쇄살인사건 유력 용의자는 '살인의 추억'을 봤을까.
영화 개봉 당시 용의자는 처제를 성폭행하고 살해해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교도소에 복역 중이었다. 이 때문에 그가 영화를 봤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다만 이후에라도 봤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는 엔딩씬을 보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한편, 경찰은 용의자 특정으로 수사에 탄력을 받으면서 "미제사건 총괄팀에서 화성연쇄살인사건을 집중 재검토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장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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