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사격장서 고작 500m 떨어진 여주 상구1리… 40년 소음 피해 ‘직격탄’

주민들 “대부분 난청 증세”… 우두산사격장 폐쇄 촉구
육군20사단 “새 방호벽 추진, 야간사격 종료 등 약속”

우두산사격장에서 인접한 민가
우두산사격장에서 인접한 민가

최근 일명 ‘군소음법’(군용비행장·군사격장 소음 방지 및 피해 보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국방위원회를 통과한 가운데 여주의 한 마을 주민들이 40년간 인근 군사격장 소음에 시달리면서 난청 등의 피해를 호소,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5일 찾은 여주시 대신면 상구1리. 85가구가 살고 있는 마을 곳곳에는 ‘우두산사격장 물러가라’ 등 육군20사단 우두산사격장 폐쇄를 촉구하는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상구1리 마을 중심과 우두산사격장의 거리는 불과 500m가량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주민들이 극심한 소음 피해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79년 조성된 우두산사격장은 여주시 내 유일하게 사격훈련을 진행할 수 있는 장소로, 인근 군부대와 경찰 등의 사격훈련이 매주 2~3회씩 이뤄지고 있다. 이날 역시 경찰들의 권총 사격 훈련이 진행됐다.

더욱이 우두산사격장 주변 약 10m도 되지 않는 거리에서 여러 개의 민가도 발견됐다. 사격장과 불과 30m가량 떨어진 곳에 거주하는 A씨(53)는 “바로 옆에서 쏘는 것처럼 총소리가 들린다”며 “야간사격 때만 미리 예고할 뿐 주간사격 때는 예고도 없이 ‘소음의 고통’이 찾아온다”고 하소연 했다.

이 같은 ‘소음의 고통’은 사격장과 약 500m 떨어진 상구1리 마을에 하루걸러 하루꼴로 울려 퍼지고 있었다. 이곳에서 한평생을 살았다는 서도원 상구1리 이장(58)은 “훈련이 많은 주에는 평일 내내 사격을 하기도 한다”며 “40년간 참고 지냈는데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에 소음을 측정해보니 100㏈ 이상 측정됐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사격 소음으로 상구1리 주민 200여 명이 대부분이 난청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이 같은 우두산사격장으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는 소음뿐이 아니다. 사격장 표적을 기준으로 약 190m 거리를 두고 등산객이 오가는 등산로가 있어 사격 시 등산객이 총탄에 맞는 위험에 놓여 있는 상태였다. 이는 사격장 사로 기준 약 390m 되는 거리로 K2 소총의 유효사거리인 460m보다 가까운 거리다. 총을 쏘는 방향, 사거리 안에서 등산객들이 오가는 셈이다. 아울러 사격장 후ㆍ측면에는 유탄ㆍ도비탄을 막아줄 방호벽도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육군20사단 관계자는 “산길을 타는 모든 길을 통제할 수는 없지만 등산로에 한에서는 안전통제소를 최대 운영해 사격 시 민간인 출입을 막고 있다”며 “사격장 경고 간판도 사격장 주변 20개소 이상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사격장 내 후ㆍ측면 방호벽이 없는 것은 맞다. 방호벽을 설치할지는 내부 논의하겠다”며 “소음 피해를 막기 위한 새로운 방음벽도 2021년에 설치하고 소음기 착용, 오후 9시 이전 야간사격 종료 등을 약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진동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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