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과도한 순세계 잉여금 주범은 각종 특별회계…필요없는 특별회계 폐지해 예산 효율성 높이자

인천시의 순세계잉여금(순잉여금)이 다른 광역시에 비해 많은 것은 특별회계 예산 집행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시의 불필요한 특별회계를 일반회계로 편입시키는 등의 방식으로 예산 집행률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17일 시에 따르면 2019년도 순세계잉여금의 예상 규모는 5천464억원이다. 이 중 특별회계 순세계잉여금은 2천440억원으로 절반을 넘는다. 공기업회계와 일반회계의 순세계잉여금은 각각 2천224억원, 800억원으로 특별회계 순세계잉여금보다 적다.

시는 순세계잉여금을 다음연도 본예산을 세울 때 세입으로 잡는다. 전체 세입 중 순세계잉여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분석하면 전년도 회계의 예산 집행률을 대략 파악할 수 있다.

2020년도 시의 특별회계 세입에서 순세계잉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2.59%에 달한다. 이는 2020년도 시 본청의 전체 예산(일반회계·특별회계·공기업회계) 세입에서 순세계잉여금이 차지하는 비중인 4.85%의 2배에 가까운 수치다. 또 일반회계의 2020년도 순세계잉여금은 전체 세입에서 0.99%에 불과하다. 결국, 2020년도 특별회계 세입에서 순세계잉여금 비중이 높다는 것은 2019년도 특별회계의 예산 집행률이 매우 떨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기반시설 특별회계의 순세계잉여금은 2020년도 세입에서 무려 96%(23억원)를 차지해 가장 떨어지는 예산 집행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도시개발 특별회계와 수도권매립지 특별회계, 지하도상가 특별회계는 각각 88%(56억원), 75%(2천185억원), 71%(117억원)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예산 집행률이 과도하게 낮은 특별회계에 대해 사업을 최대한 발굴하고, 필요 없는 특별회계를 일반회계에 편입해 예산 효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계철 인천참여예산센터 소장은 “중앙정부의 기조도 최대한 예산을 집행해 순세계잉여금을 과도하게 쌓아놓지 말라는 것”이라며 “순세계잉여금이 과도하게 발생하는 특별회계는 목적에 맞는 사업을 최대한 발굴해야 한다”고 했다.

또 이병래 인천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더불어민주당·남동구5)은 “인천이 다른 지역에 비해 특별회계가 많은 편”이라며 “예산 효율성을 위해 중요하지 않은 특별회계를 일반회계로 편입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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