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 전체가 지원받지만 도내 31곳 중 19곳 혜택 없어
여가부 “국비 확대 협의 중”
비수도권 건강가정지원센터 전체가 국비를 지원받지만 경기도에서는 10곳 중 4곳만 지원 대상으로 분류돼 논란이다. 뚜렷한 기준 없이 매년 수십억 원의 운영비가 국비 대신 지방비로 지급, 경제ㆍ도시 분야뿐만 아니라 여성ㆍ가족 분야에서도 ‘경기도 역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경기지역 건강가정지원센터 31개소(시ㆍ군별 1개소) 중 12개소만 운영비의 50%(1억~2억 원)를 국비(나머지 50%는 시ㆍ군비)로 지원받고 있다. 국비를 받지 못하는 19개소는 도비 30%, 시ㆍ군비 70%로 나뉘어 시ㆍ군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다.
건강가정지원센터(이하 센터)는 가정문제의 예방ㆍ상담ㆍ치료, 건강한 가정 유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 돌봄 프로그램 운영, 지역사회 네트워크 구축 등 ‘건강한 가족 문화’를 위한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건강가정기본법’에 근거해 여성가족부 산하로 운영되고 있다. 전국에서 150개소가 있으며,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경기도가 31개소로 가장 많다. 특히 세대 갈등, 개인주의 등으로 가족 상담 수요가 늘면서 도내 31개소 총 이용자가 지난해 100만 명(107만 명)을 넘어섰다.
이처럼 정책 수요가 있는 국가 기관이지만 도내 센터 38%(12개소)만이 국비 혜택을 보고 있다. 비수도권 14개 시ㆍ도 센터 전체(84개소)가 국비를 온전히 받는 점을 고려하면 ‘경기도 역차별’로 해석할 수 있다. 수도권에서는 서울시(26곳 중 7곳 국비 지원), 인천시(9곳 중 8곳 국비 지원) 등 국비를 못 받는 센터가 있다.
특히 문제는 국비 지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이다. 도내 국비 지원 12개소 중에는 안산ㆍ평택 등 재정자립도가 평균(47%) 이상인 지역이 섞여 있고, 국비 미지원 19개소 중에는 의정부ㆍ남양주 등 재정자립도가 평균 이하인 지역이 있다. 시ㆍ군의 재정이 좋다고 국비를 안 주거나 재정이 안 좋다고 국비를 주는 것도 아닌 셈이다. 이에 도는 올해 국비 확보액인 40억 원보다 19억 원(국비 미지원 1개소당 1억 원) 증액된 59억 원을 내년도 국비로 신청했으나 정부는 올해 수준인 41억 원만 예산안에 반영했다.
도 관계자는 “명확한 근거 없는 국비 지원으로 지역 간 형평, 지방재정 부담 등이 우려된다”며 “불합리한 예산 지원을 바로잡기 위한 국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초창기 국비 지원 없이 설립된 경기도 일부 건강가정지원센터들이 현재까지 지원 대상에 빠진 것 같다”며 “국비 지원 폭을 넓히기 위해 기획재정부와 협의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 최대(인구ㆍ경제 규모) 지자체라는 이유로 경기도는 수도권 규제, 각종 대형시설 유치에서의 비수도권 견제, 정부의 균형발전 논리 속 비수도권 우대 등을 겪고 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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