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영업이익 반토막… 경기남부 지자체 ‘함구령’

수원·용인·평택시 등 올해 세수 축소 전망
‘관련 자료 외부 유출 막아라’ 입단속 나서

삼성전자 본사와 사업장이 위치한 경기남부 지자체에 때아닌 ‘삼성 함구령’이 내려졌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잠정치가 전년보다 급감해 지방세 세입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지자체마다 삼성전자가 내는 지방세가 외부로 드러나지 않게 조심하는 분위기다.

15일 도내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본사와 사업장이 소재한 수원시와 용인시, 평택시 등 경기남부 지자체에 최근 삼성 함구령이 떨어졌다. 올해 세수가 삼성전자 실적 부진으로 예년에 비해 절반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내려진 조치다.

지난 8일 삼성전자가 공시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잠정치는 27조 7천억 원으로 전년보다 52.9% 급감하면서 2015년(26조 4천억 원)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매출 잠정치(229조 5천억 원) 역시 전년보다 5.85% 줄었다. 다만,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7조 1천억 원)이 증권사 전망치 평균 6조 5천억 원대를 9%가량 웃돌면서 올해 실적 반등을 예고했다.

이른바 ‘삼성 벨트’로 불리는 경기남부 지자체는 해마다 지방세 세입 가운데 절반 이상을 삼성전자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법인지방소득세 비율을 살펴보면 수원시 70%, 평택시 50%, 용인시 50%가량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실적 부진의 여파가 곧바로 지자체 살림살이로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A 지자체 관계자는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하다는 대외 분석이 잇따르면서 내부적으로도 세수 예측자료 등이 관련 회의 외에 유출되지 않도록 입단속을 하고 있다”며 “특정 법인의 자료가 외부로 드러나 기업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게 지자체 입장에서 부담스럽다”고 설명했다.

B 지자체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특정 법인에 대한 법인지방소득세 문의가 있어 내부적으로 함구령이 내려졌다”며 “다른 부서와 자료를 공유할 때도 수치가 유출되지 않게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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