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에서 인천 남동갑은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진검승부를 예상할 수 있는 선거구로 꼽힌다. 남동갑은 남동구 구월1·3·4동, 간석1·4동, 남촌도림동, 논현1·2동, 논현고잔동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곳에는 인천시청, 인천시교육청, 인천지방경찰청 등 여러 행정기관이 몰려 있어 ‘인천의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이에 걸맞게 민주당과 통합당이 총선 후보로 낙점한 정치인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민주당은 남동갑의 현역의원이자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인 맹성규 의원을 공천했고, 통합당은 3선 국회의원에 장관을 2번이나 역임한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경쟁자로 내놨다. 2018년 재보궐선거 당선 이후 2년의 짧은 임기에도 제2경인선 광역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선정 등의 성과를 보인 맹 의원. 2002년 지방선거 패배 이후 2004년 총선 승리로 3선까지 이뤄냈던 관록의 유 전 시장. 이들의 불꽃 튀는 승부가 남동갑에서 펼쳐진다.
■ 민주당 맹성규
맹성규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재선에 도전한다. 맹 의원은 지난 2018년 재보궐선거에서 당선한 이후 2년간 제2경인선 광역철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 선정,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소래포구 국가어항사업 예비타당성조사 통과, 남동국가산업단지 스마트산업단지 사업 선정 등의 성과를 냈다. 이들 사업은 단순히 지역구를 넘어 인천 전체를 아우르는 현안이다.
지역 정가에서는 맹 의원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현역의원이라는 점을 꼽는다. 남동갑은 총선마다 현역의원이 강점을 보였던 선거구다. 15~18대 총선에서는 신한국당·한나라당 출신의 이윤성 전 의원이 4선에 성공했고, 19~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박남춘 인천시장이 재선에 성공했다. 또 논현동을 중심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진보 성향의 유권자가 늘어난 것도 맹 의원에게 큰 이점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맹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유정복 전 인천시장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대결을 펼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예상을 토대로 지역 정가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인천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남동갑을 꼽고 있다.
현재 맹 의원은 국토부 차관 출신답게 교통 관련 공약들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최근 맹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할 경우 논현~도림을 거쳐 서울 노량진까지 직통으로 연결하는 제2경인선 광역철도 사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이 공약을 완수하면 3조원의 생산유발 효과와 1만9천여명의 취업유발 효과 등을 볼 수 있다는 게 맹 의원의 설명이다.
맹 의원은 “이번 총선은 누가 남동의 미래를 열어갈 적임자인지 유권자의 판단을 구하는 선거”라며 “월곶판교선 논현역 급행 정차와 주차문제 개선 등 남동 주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변화를 약속하고 실천하겠다”고 했다.
■ 통합당 유정복
유정복 전 인천시장은 지난 2018년 열린 제7회 지방선거에서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패한 설욕을 다짐하고 있다. 남동갑은 박 시장이 지방선거에 나오기 전까지 재선 국회의원을 지낸 곳이다. 이 때문에 지역 정가에서는 21대 총선에서 유 전 시장과 맹 의원의 대결을 사실상 전·현직 시장간 대리전으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유 전 시장의 최대 장점으로는 인지도를 꼽을 수 있다. 인천 서구청장과 3선 국회의원을 비롯해 농림수산부·안전행정부 장관과 인천시장까지 역임한 유 전 시장만큼 높은 인지도를 뽐내는 인천의 총선 후보는 드물다는 게 지역 정가의 평가다. 또 유 전 시장의 행정가 이미지도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요소다. 유 전 시장은 2014~2018년 민선 6기 인천시장을 지내면서 인천시의 부채를 대폭 줄이는 등의 성과를 냈다. 그만큼 유 전 시장이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지역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유 전 시장의 인지도가 당선까지 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다. 유 전 시장은 당초 인천 미추홀갑으로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통합당의 결정에 따라 남동갑 출마로 바꾸는 등 선거구 내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까지 시간을 낭비했다.
현재 유 전 시장은 인천발 KTX와 관련해 조기 착공 및 논현역 신설 등의 공약을 내놓은 상태다. 인천발 KTX는 인천 송도역에서 화성 어천역까지 수인선을 이용하고 어천역부터 KTX 경부선을 잇는 노선이다. 개통 이후에는 인천시민을 비롯해 수도권 서남부지역 주민 650만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시장은 “남동갑과 인천을 수도권 서남부지역에서 가장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겠다”며 “대한민국을 살리고 인천에 희망을 열 수 있도록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했다.
김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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