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격전지를 가다_수원을] 6년 만에 또 만난 검사 선·후배… 불꽃튀는 리턴매치

재선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수원시 권선구 유권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재선에 도전한 더불어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수원시 권선구 유권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현역 지역구 의원의 연임이냐, 또다시 교체냐”

수원시 권선구 평동, 서둔동, 구운동, 금곡동, 호매실동, 입북동과 장안구 율천동 등 ‘서수원’을 품고 있는 수원을 선거구는 지난 16대 총선부터 보수와 진보 진영이 엎치락뒤치락했던 지역이다. 수원의 보수텃밭인 수원병 선거구 또는 진보 철옹성인 수원정 선거구와 달리 ‘바람’에 민감한 투표 형태를 보여온 곳이다.

이에 따라 여야가 번갈아 승리했고, 지난 2000년부터 신한국당 신현태(16대)-열린우리당 이기우(17대)-한나라당 정미경(18대)-민주통합당 신장용(19대)-새누리당 정미경(7·30 재보선)-더불어민주당 백혜련(20대) 등이 각각 당선됐다. 20년 동안 국회의원이 6번 교체됐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4·15 총선에서 여당인 민주당은 백혜련 의원을,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지역구 옛 주인이었던 정미경 최고위원을 각각 선수로 선발,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두 사람은 같은 고려대학교 출신으로 사법고시를 1년 간격(백혜련 39회, 정미경 38회)으로 합격, 검사 출신이라는 이력까지 같아 지역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백 의원과 정 최고위원의 첫 결투는 지난 2014년 7·30 재보선 때였다. 당시 대결에서는 정 최고위원이 55.69%(3만 4천937표)를 득표, 38.2%(2만 3천964표)를 획득하는 데 그친 백 의원을 꺾으며 승리의 영광을 얻었다.

지난 20대 총선에선 백 의원이 수원을에서 새누리당 김상민 후보를 누르고 여의도 입성에 성공한 반면 새롭게 신설된 수원무에 도전한 정 최고위원은 민주당 김진표 의원에 패배, 희비가 엇갈렸다.

이런 가운데 6년 만에 두 사람의 재대결이 성사되면서 백 의원이 재선에 성공할지, 정 최고위원이 3선 중진 반열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수원 지역 택지개발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수원을에서는 교통 문제가 이번 총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선(광교-호매실)을 놓고 백 의원과 정 최고위원 간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재선 도전에 나선 백 의원은 ‘서수원을 제일로!’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다. 백 의원은 “서수원을 최고로, 저의 일로, 기호 제1로라는 다중적인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3선을 노리는 미래통합당 정미경 최고위원이 서수원칠보체육관 축구장에서 열린 축구동호회 안전기원제에서 인사하고 있다.
3선을 노리는 미래통합당 정미경 최고위원이 서수원칠보체육관 축구장에서 열린 축구동호회 안전기원제에서 인사하고 있다.

백 의원의 경우 장기간 표류해온 신분당선 연장선의 예비타당성 조사 통과를 이끌며 성과를 낸 점이 호재로 꼽힌다. 지난 2006년 기본계획 고시 이후 막혀 있던 사업을 본궤도에 올린 데다 기본계획 설계비 15억 원을 국비로 확보, 지역 유권자들의 숙원을 풀어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와 함께 백 의원은 신분당선 연장선 예타 통과와 서수원 종합병원 건립 추진 상황, 당수 신도시 추진 현황 등을 담은 ‘의정활동 점검 시리즈’를 제작, SNS에 게시하고 있다. 아울러 총선 공약으로 ▲신분당선 연장선 조속 착공 ▲구운역 신설 ▲R&D사이언스파크 조성 ▲수원 군공항 이전 등을 제시했다.

이에 맞서는 정 최고위원은 지난달 말 공천을 확정 짓고 ‘저예요. 정미경입니다’를 외치며 지역구 탈환전에 착수했다. 수원 권선에서 재선 의원을 지낸 데다 당 지도부로서 ‘보수진영 스피커’ 역할을 해온 만큼 조직력과 인지도를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유권자들과의 스킨십 능력 역시 강점으로 꼽힌다.

정 최고위원은 4·15 총선 핵심 공약으로 ▲수원 군공항 이전 ▲신분당선 단선 아닌 복선으로 추진 ▲황구지천 정비 ▲호매실지구 청소년·아동전문병원 유치 추진 등을 내걸었다.

특히 신분당선 연장선과 관련, ‘신분당선 단선 NO, 복선 YES’를 주장하며 연일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정 최고위원은 “신분당선 연장선은 복선·단선이 섞여 있고 호매실 지역은 전부 단선”이라며 “단선은 의미가 없다. 착공 전에 복선으로 바꿔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수원무 당협위원장이던 정 최고위원이 수원을에 출마해 단수 후보자로 선정되면서 그동안 바닥을 다져온 한규택 전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사무총장 측 지지층이 반발, 귀추가 주목된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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