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총선 격전지를 가다_여주·양평] 진보 변화의 바람… ‘보수 텃밭’ 정치 성향 흔들까

민주당 최재관 예비후보가 양평 용문천년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 최재관 예비후보가 양평 용문천년시장에서 시민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여주시와 양평군은 선거가 다가올수록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경기도에서 전통적인 보수의 아성으로 불리던 이곳에서 지난 6·13 지방선거 때 두 곳 모두 예상을 뒤엎고, 사상 최초로 더불어민주당 단체장이 선출되는 이변이 펼쳐졌기 때문이다. 후보 간의 승패도 관심이지만, 지역 유권자의 정치성향이 변한 것인지, 아니면 한때의 바람이었는지 이번 선거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농민운동가 출신인 최재관 전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이 치열한 경선을 통과해 공천을 받았고, 미래통합당은 김선교 전 양평군수를 공천했다. 진보와 보수 두 명의 대표선수는 당내에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치열한 공천 경쟁을 거쳐 본선에 진출한 만큼 전투력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맞붙는 선거라 예측불허의 격전이 예상되고 있다. 정의당은 지난번 군수 선거에서 존재감을 과시해 온 유상진 대변인이 출마해 진보 성향의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 민주당 최재관

최재관 전 청와대 비서관은 이 지역 최초의 민주당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각오다. 이 지역에서 후보조차 변변히 내지 못하던 민주당이 이번에는 6명의 출마자가 대거 등장해 치열한 경선을 치르고 본선에 진출한 만큼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최 후보는 경선에서 탈락한 경쟁자들이 ‘원팀 민주당’으로 결집하고 있고, 여주에서 농민운동을 통해 다져진 선명성과 인지도, 그리고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으로 ‘공익형 직불제 정책 수립’ 등 정책개발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만큼 지지세력 결집을 자신하고 있다.

최 후보는 서울대 농대를 졸업하고 농민운동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경력을 인정받아 차관급인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으로 근무하며 ‘공익형 직불제’ 제도개선에 깊이 관여했고, 청와대를 나온 이후에도 비교적 일찍 지역에 내려와 여주와 양평 농민수당 청원운동을 통해 민주당의 취약계층인 농민층에 어필한 점과 산림개발정책, 지역 푸드플랜 정책 등 지역의 여건에 맞는 정책개발능력을 자신의 강점으로 삼아 유권자들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후보는 “여주와 양평이 경기권에서 대표적인 보수성향 지역이지만 지난 지방선거 이후 지역 정서가 진보 쪽으로 선회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라며 “낙후된 여주와 양평 발전을 위해 현실적인 정책개발능력과 추진력을 갖춘 자신을 지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통합당 김선교 예비후보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통합당 김선교 예비후보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통합당 김선교

9급 공무원에서 출발해 3선 군수의 신화를 이룬 김선교 전 군수는 국회의원이라는 대업을 이루겠다는 각오다. 정병국 현 의원과의 치열한 경합 속에서 ’정병국 의원의 전략 공천설‘로 한 때 위기를 겪기도 했으나 정 의원의 막판 불출마 선언으로 보수의 분열을 막고 본선에 진출한 김 예비후보는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김 후보는 11년간 양평군수를 지낸 높은 인지도와 단체장으로 다진 실무경험과 현장 감각을 자신의 장점으로 부각하고 있다. 3선 군수로서의 리더십, 양평을 친환경 농업 특구, 자전거 레저특구로 발전시킨 점, 그리고 양평의 인구증가에 일조한 점, 공약이행 약속을 잘 지켜 매니페스토 대상을 5차례 수상한 점 등 자신의 치적을 앞세우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김 후보는 무엇보다 보수의 분열 위험을 제거하고 보수계의 단일 후보로 나와 구도를 자신에게 유리하게 만든 점에서 큰 자신감을 보인다. 또한, 지금까지 3번의 군수 당선을 이끈 조직력이 건재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 때문에 코로나 정국에서 ‘막강한 조직력’으로 표를 결집하겠다는 선거전략을 내비쳤다.

김 후보는 “11년간 군수로 재직하며 양평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친환경 산업의 메카로 자리 잡았다”라고 평가하며 “자연이 경제가 되고, 돈이 되는 시대에 여주·양평의 대자연을 새로운 신성장동력으로 변화시키겠다”고 말했다.

정의당 유상진 예비후보가 거리에서 SK LNG 발전소 백지화 지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의당 유상진 예비후보가 거리에서 SK LNG 발전소 백지화 지지 운동을 펼치고 있다.

■ 정의당 유상진

만 40세로 출마자 중 가장 젊은 정의당 유상진 대변인은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양평군수로 출마한 데 이어 여주·양평에서 정의당의 첫 번째 국회의원 출마자가 됐다.

유상진 후보는 “양당의 기득권 정치에서 벗어난 새로운 선택, 정의당에게 기회를 주고 젊고 유능하고 준비된 정치인을 뽑아달라”면서 “여주·양평의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주며 정치의 방향을 바꿀, 대한민국 국회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키워줄 것을 당당하게 요청드린다”며 출사표를 던졌다.

유 후보는 “주민이 마을의 주인이 되는 풀뿌리 주민자치 시대를 열겠다”며, 마을 자치기본법 제정, 공공의료원 유치, 환경과 건강 그리고 지역을 함께 살리는 ‘그린 뉴딜’ 정책 등 거의 매주 정치, 교육, 환경 등 분야별 공약발표회를 가지며 다양한 정책제안을 통해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지난 군수 선거에서 5%대의 지지를 받은 바 있는 유 후보는 “지역의 보수가 결집했다지만 신선함이 떨어져 새로운 보수는 아니다”면서 “자신의 정치적 색깔을 드러내지 않는 중도층의 흐름을 잡겠다”며 정책으로 대결하겠다는 각오다.

여주ㆍ양평=류진동ㆍ장세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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