째깍째깍 경기교육의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선생님이 화분 들고 가정방문
교과서·학습자료도 직접 배달
사상 첫 ‘온라인 개학’ 각양각색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남양주 경은학교 교사가 특수학교 학생을 만나 봄꽃화분을 전달하고 있다.  수원 고색고등학교 ‘구글 미트’를 활용한 쌍방향 수업 실시.  안성 양성중학교 교사가 교과서와 학습자료를 직접 배달하고 있다.  수원 천일초등학교 교사들이 교과서와 학습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 교과서와 학습꾸러미.
(사진 왼쪽부터 시계방향) 남양주 경은학교 교사가 특수학교 학생을 만나 봄꽃화분을 전달하고 있다.  수원 고색고등학교 ‘구글 미트’를 활용한 쌍방향 수업 실시.  안성 양성중학교 교사가 교과서와 학습자료를 직접 배달하고 있다.  수원 천일초등학교 교사들이 교과서와 학습꾸러미를 전달하고 있다.  교과서와 학습꾸러미.

코로나19 감염병 확산 예방을 위해 전국의 모든 학교는 사상 첫 순차적 온라인 개학으로 2020학년도 신학기를 시작했다. 이로써 전국 초중고생 540만여명 전원이 원격 수업을 받게 됐다. 이는 사상 초유의 일일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처음으로 초중고 전 학년을 대상으로 온라인 수업을 시행하는 것이다.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마다 개학식과 수업 방식 등은 그야말로 천차만별. 라이브 스트리밍으로 교장 선생님이 훈화 말씀과 교가 부르기 등 전통적인 개학식을 그대로 진행한 학교가 있는가 하면, 교장 선생님이 직접 찍은 유튜브 영상과 학교생활 브이로그(v-log)를 틀어주는 학교 등 그야말로 각양각색이었다. 교육가족들은 학생들을 위해 꽃화분과 교과서를 들고 직접 방문하는가 하면 면마스크 제작을 하는 등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모습들이 학생들 없는 학교 안에서 펼쳐졌다. 그 와중에 교육공동체 모두가 처음 겪는 일이기에 크고 작은 문제들에 시시각각 해결책을 찾느라 혼란스럽기도 하다.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실제의 ‘만남’이 얼마나 소중한지 반추하게 되는 시간이기도 했다. 무엇보다 위기 상황에서 경기도 내 선생님들이 보여주는 협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집단 지성의 지혜는 앞으로 경기교육의 밝은 교육 미래를 이끌어나갈 힘이기도 하다. 오늘도 경기교육의 시계는 뚜벅뚜벅 움직이고 있다. 감염병에도 결코 교육계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 남양주 경은학교, 가정방문…개학선물로 봄꽃화분 증정

남양주 경은학교(교장 박주훈)는 4월9일~20일 단계적 온라인 개학식을 실시했다. 학교 홈페이지에 온라인 개학식 영상을 탑재하고, 학급 소개 및 앞으로의 수업과 평가 계획에 대해 안내했다.

특수교육 대상자의 학습 지원을 위한 ‘개별화 교육계획’을 수립해 교사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학생 지도방안에 대해 학부모와 협의해 원격수업 콘텐츠를 안내하고 개인별 학습자료를 제작·배부했다.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기간 동안 주 1회 과제를 제공하고, 완성한 과제를 회수해 출석 확인 및 평가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학생들 가정방문 시 팬지·데이지 등 봄꽃 화분을 선물로 증정해 각 가정에서 잘 가꿀 수 있도록 식물기르기 활동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다.

경은학교 한 재학생의 학부모는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맞아 중증장애를 겪고 있는 특수학교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 참여가 가능할지 의문이었지만 온라인 학습방 개설과 동시에 담임 선생님이 제작한 학습과제물과 화분을 받아 아이가 가정에서 학습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써 주시는 것이 느껴진다”며 “과제물을 한 주 동안 아이와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구리남양주교육지원청 신숙현 교육장은 “온라인 개학을 맞아 중증장애를 가진 경은학교 학생들이 학습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애써주신 선생님들께 응원의 박수를 보내며, 단 한 명의 학생도 배움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 안성 양성중, 교과서·학습자료 선생님 직접 배달

안성 양성중학교(교장 석동권) 교사들은 지난 4월8일 교과서와 수업재료 및 직접 제작한 학습활동지 등으로 구성된 온라인수업키트(KIT)를 꾸려서 먼 거리에 사는 학생들을 직접 찾아가 전달해주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3학년 온라인 개학일인 지난 9일에는 교장선생님의 인사말을 담은 동영상 시청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원격수업이 시작됐다. 실시간 화상 연결을 통한 ‘학급조회’와 ‘쌍방향 수업’, 네이버밴드를 활용한 실시간 방송 수업, EBS 온라인클래스를 기반한 ‘콘텐츠 활용수업’, 적정한 과제를 통한 ‘과제수행형 수업’ 등 교사의 재량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양성중학교는 지난 3월부터 수차례 교직원 회의를 통해 학습공백 최소화 방안을 함께 논의했고 원격수업방법에 대한 연수를 실시해왔다. 원격수업에 필요한 스마트기기가 없거나 기기 상태가 불량한 학생을 사전 조사해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는 태블릿 PC를 대여해 주는 등 철저하게 준비해 지난 7일 실시한 원격수업 파일럿테스트에서 기기나 통신망으로 인한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석동권 교장은 “학습공백을 최소화하려는 선생님들의 정성과 학교를 그리워하며 100% 온라인 출석률을 보이는 학생들의 성실함으로 양성중학교의 온라인 수업은 빠르게 정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수원 고색고, ‘구글 미트’ 활용한 쌍방향 수업

수원 고색고등학교(교장 정종욱)는 약 2주간의 선도적인 온라인 교육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4월9일, 본격적으로 온라인 개학을 시행했다.

온라인 개학 첫날, 고색고교 3학년 학생들은 모두 아침 조회 시간에 ‘구글 미트’를 통해 화상으로 담임교사와 만났다. 학생들은 기존에 안내받은 학년별 시간표에 따라 매일 1~4교시에는 자신이 선택한 과목의 선생님이 직접 진행하는 쌍방향 실시간 수업을, 5~7교시에는 단방향 콘텐츠 활용 및 과제형 수업을 수강하고 있다.

정종욱 교장은 “아직 원격수업 환경 및 여건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학생과 학부모가 만족한 수업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 학교 선생님들의 뛰어난 실력과 열정, 학생들에 대한 사랑과 헌신 덕이었다”고 격려했다.

이날 고색고 온라인 개학식에는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함께했다. 유은혜 장관은 축사에서 “기다리던 새학기를 시작하는 학생, 교사, 학부모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교육부가 안정적인 원격수업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지원해줄 것”을 약속했다.

온라인 쌍방향 수업 관련 학생 설문조사 결과(고색고 연구부)에 따르면, 응답자 중 화상수업의 전달도 및 집중도에 대한 만족은 85%, 구글 미트 플랫폼에 대한 만족은 89%, 화상수업 학습 효율성에 대한 만족은 84.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고색고 김홍선 교사는 “새로운 수업 방식이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실제로 학생들을 화상으로 만나 반갑게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소통하게 되니 더욱 열심히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 수원 천일초, 원격수업 선도학교로 온라인 개학

수원 천일초등학교(교장 이재평)는 4월7일~10일 전교생을 대상으로 교과서와 학습꾸러미, 입학선물 배부를 완료하는 등 온라인 개학 준비를 마쳤다.

천일초는 경기도교육청 지정 원격수업 선도학교로 온라인 학급방 위두랑에 학생 가입을 마쳤으며, 10일까지 학부모 전화 상담을 통해 가정에서 온라인 수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안내해 학부모의 부담과 불안을 해소하는데 노력했다.

코로나19의 확산 방지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4일간 드라이브 스루와 워킹 스루 방식으로 교과서를 배부했는데,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도착한 학부모는 후문을 지나 교과서를 받아 정문으로 안전하게 귀가했다. 3일간 학년별 배부 시간을 정해 인원이 몰리는 상황을 방지했으며, 맞벌이 학부모를 고려해 담임교사와 소통하며 교과서 수령 시간을 조정했고, 학부모 모두 정해진 시간과 절차를 엄수하고 물리적 거리를 유지하면서 교과서를 배부할 수 있었다.

이재평 교장은 “학부모의 부담을 줄이고 학생의 학습을 돕기 위해 교과서와 학습꾸러미를 배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의 방법을 실천하고자 드라이브 스루와 워킹 스루 방식을 도입했다”며 “교사뿐만 아니라 교육행정직, 교육공무직 등 모든 천일교육가족이 온라인 수업을 지원하기 위해 힘을 보탰고, 앞으로도 모든 교직원이 힘을 모아 학생들이 학습결손을 최소화하고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숙이연우기자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