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은 전국 첫 ‘등교 중지’
코로나19 사태로 80일가량 굳게 닫혀 있던 학교 문이 개방된 가운데, 올해 첫 등굣길에 나선 고3 학생들은 ‘등교 1시간’ 만에 각종 혼란을 겪었다.
안성시 관내 9개 고등학교가 등교 중지 결정을 내리는가 하면, 인천에선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현장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20일 오전 찾은 수원 영생고등학교는 이른 시간부터 300여 명의 고3 학생들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교내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을 위한 노란색 실선이 그어졌고, 곳곳에 손세정제가 비치됐다. 겨울방학 이후 5개월 만에 학교를 찾게 된 학생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서로를 반가워했으며, 선생님들과도 인사를 나눴다. 일부 학생들은 잠시 마스크를 내리거나 벗었지만 즉시 재착용이 권고됐다.
학생들은 건물 출입문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를 통해 1차 발열체크를 하고, 4교시가 끝나면 2차 발열체크를 해야 한다. 급식 시간에는 상호 밀접 접촉을 자제하기 위해 교실 앞으로 주먹밥 등의 간편식이 배분된다. ‘짝꿍’ 없이 모의고사 대형으로 한 명씩 떨어져 앉은 학생들은 교실에서 식사를 마쳐야 하며, 학교 안을 이동할 때도 성별에 따라 계단을 다르게 써야 한다.
영생고에 재학 중인 신윤주 양(19)은 “그동안 온라인 수업을 받았는데 강제성이 떨어지다 보니 불편함이 있었다”며 “오랜만에 학교를 찾아 기쁜 마음”이라고 전했다.
만약 학생이 수업 중 열이 나는 등 의심증상을 보인다면 건물 밖에 설치된 코로나19 일시적 관찰실로 옮겨져 별도 관리를 받게 된다. 이후 학부모와 연락해 검진을 받거나, 119구급대 긴급이송시스템을 활용해 선별진료소로 이송한 뒤 귀가하는 식이다.
영생고 관계자는 “발열체크 등 안전 관리를 위해 아침 조회시간을 20분 늘리고, 각종 수업 상황에도 (이전과 다른) 변화가 생겼다”며 “쉬는 시간이나 화장실 안에서의 접촉 등을 지도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학생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반면 안성에선 전국 최초로 ‘등교 중지’ 결정이 내려지는 일이 발생했다. 전날인 19일 석전동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안성 3번째)을 받았는데, 구체적인 동선이 파악되지 않아 학교로 전파될 우려가 있다는 이유다.
이에 따라 안성지역 9개 고등학교는 고3 학생들의 등교를 멈추게 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했다. 21일에는 잠정 등교 예정이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안성교육지원청 및 학교 관계자들의 협의에 따라 임시로 등교가 중지된 상황”이라며 “수업을 강행하기엔 위험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천에선 고3 학생 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병원 음압병실로 긴급 이송됐다. 지난 6일 미추홀구 비전프라자 건물 2층 탑코인노래방을 방문한 고3 학생 2명은 자신들이 방문한 노래방에서 다수의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검체 검사를 받았다.
한편 안성지역 등교 중지 사안과 관련,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학생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현장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박석원ㆍ강현숙ㆍ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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