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80일 만에 첫 등교 수업… 설렘반 걱정반

80일 만의 첫 등교를 마친 학생들이 담임 교사의 지도 아래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전달받고 있다. 하지은기자
80일 만의 첫 등교를 마친 학생들이 담임 교사의 지도 아래 코로나19 관련 지침을 전달받고 있다. 하지은기자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등교라 걱정이 커요. 학교에서 감염자가 나오지 않게 잘 관리해주길 바랍니다.”

20일 오전 7시30분께 의정부시 가능1동에 위치한 의정부고등학교. 매년 ‘이색 졸업식 사진’으로 전국적인 화제를 모을 만큼 활기 넘치는 학교로 유명하지만, 이날만큼은 코로나 영향인지 조용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학생들이 속속 등장했다.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등교할 수 없다’는 사전 고지에 따라 모두 마스크를 쓰고 온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이는 가운데서도 서로 거리를 두는 모습을 연출하며 가려진 얼굴에서도 긴장하고 염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정부 가능동 등굣길에서 만난 한 고3 남학생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등교라 너무 걱정된다. 그럴 일은 없겠지만, 감염자가 생기면 퍼지는 건 시간문제”라며 “(학교 측의)철저한 관리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학교는 이날 중앙현관문만 개방하고 바닥에 설치된 화살표를 따라 걷도록 유도하는 한편, 곳곳에 교원을 배치해 방역관리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등교를 마친 학생들은 3개월 만의 첫 수업으로 마스크 착용방법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교육을 받은 뒤 2교시부터 7교시까지 정상 수업을 진행했다.

앞서 의정부고는 전날인 19일 한 학생이 확진자가 발생한 서울 강남을 방문한 동선을 확인하고 해당 학생에게 등교 중단 조치를 내렸지만, ‘학교에 가도 된다’는 의사 소견과 학부모의 등교 의사에 따라 이날 등교를 마치기도 했다.

윤영식 의정부고 교감(55)은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식당은 2개 층으로 늘리고, 손소독제와 마스크를 학교 곳곳에 배치하는 등 열흘 전부터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며 “의심환자 발생 시 1층의 대기실로 신속하게 옮겨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80일 만에 단행된 첫 등교에서 도내 11만여 명의 학생들이 등교해 수업을 진행했다. 특히 의정부고에는 국내 언론은 물론, TV 아사히 등 외신들도 주목하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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