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제쳐두고 제주도 간 교직원…교육 일정 전격 취소

공무원연금공단 은퇴설계과정 교육 참석 안내문에서 발췌한 일정표

경기지역 학교 관리자들이 코로나19로 비상이 걸린 학교를 제쳐놓고 제주도 출장을 떠나 논란(경기일보 24일자 7면)인 가운데 해당 교육을 주관한 공무원연금공단이 향후 일정을 전면 취소키로 결정했다.

특히 해당 교육에 참여한 교직원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도내 지역여론은 더욱 들끓고 있다.

공무원연금공단은 24일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차주부터 일정을 전면 취소하기로 했다”며 “이르면 25일 교육 참가자들에게 관련 내용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단에서 주관하는 은퇴설계교육은 이달 29일, 다음달 6일 등 추후 일정이 모두 확정된 상황이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로 교육계가 초비상이 걸린 상황에서 제주도행 비행기에 오른 교직원들이 더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기지역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22일 제주도 교육엔 교장과 교감, 교사 등 퇴임을 앞둔 교직원 총 17명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직원은 “교사 연수 등 출장은 대부분 참가비용이 낮은데 48만3천원은 이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해당 교육은 제주도에서 진행돼 경쟁률이 매우 치열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교육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사회적기업 탐방 및 체험’ 일정이 예정돼 있었으나, 비가 내려 리조트 내에서 자유시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17명 중 부천지역 초등학교 교장은 이날 오후 뒤늦게 복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여전히 제주도에서 돌아오지 않는 이들을 바라보는 지역여론은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정재현 부천시의원(행정복지위원장)은 “학교뿐만 아니라 전국이 비상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학교 책임자가 제주도까지 출장을 강행했다는 사실이 경악스럽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부천교육지원청의 판단대로 ‘불법은 아닐지라도 부적절한 처사’였다면 이제라도 돌아와 학교를 살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부천시 공무원과 교직원들은 지금도 코로나와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일침을 날렸다.

맹성호 부천교육지원청 교육장은 “제주도로 떠난 출장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지만, 교육 참가자들을 강제로 복귀시킬 권한은 없다”면서도 “부천지역 학교 관리자들에게 ‘전 국민이 감염병 확산에 주의를 기울이는 시기에 이 같은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주의 깊은 판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고 밝혔다.

강현숙ㆍ장희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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