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탄강 국가지질공원이 국내 네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최종 인증되면서 경기북부 발전에 기폭제로 작용할 전망이다. 50만년의 역사를 간직한 한탄강의 비경이 전 세계로 알려져 각종 관광 사업이 추진될 뿐만 아니라 접경지역 특성상 남북 교류협력 사업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광범위한 용암대지와 주상절리 품은 절경, 글로벌 관광객 유치
경기도는 이번 인증을 통해 한탄강 일대 명성이 전 세계적으로 퍼질 만큼 각종 경제ㆍ관광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50만년의 역사가 깃든 한탄강은 여의도 면적(2.9㎢)의 약 400배에 달하는 크기다. 단순 규모만 큰 관광지가 아니다. 북한 오리산에서 분출한 용암이 남쪽으로 흘러 광범위한 용암대지를 만들었고, 그 용암대지가 수십만년을 거치면서 깎아내 수직의 주상절리, 베개용암, 백의리층 등을 조성했다. 내륙에서 보기 어려운 화산 지형이 잘 보존된 곳으로 지질학적 가치가 매우 높다.
변성암, 퇴적암, 화성암 등 다양한 종류의 암석이 한 지역에 두루 있는 만큼 협곡, 폭포, 지하동굴 등 여러 형태의 지질구조를 한 번에 볼 수 있다. 또 하천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30∼50m 높이의 U자형 협곡은 감탄을 이끌어낸다. 포천시는 내외국인 방문객 증가와 학생들의 지질학습ㆍ현장체험 확대를 대비, 지난해 4월 한탄강 지질공원센터를 개관한 바 있다.
북한과 인접한 가운데 인공적인 요소가 적어 DMZ처럼 평화의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는 평이다. DMZ에서 평화협력 국제포럼 등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는데, 한탄강 국가지질공원도 이와 유사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국내 4곳뿐, 북한 백두산도 등재 추진
이번 유네스코 발표에 따라 세계지질공원은 44개국 162곳으로 늘어났다. 이 중 국내에는 제주도(2010년), 경북 청송(2017년), 광주ㆍ전남 무등산(2018년), 한탄강(2020년) 등 4곳만 있다. 유네스코가 4년 단위로 엄격한 재인증 심사도 거치는 만큼 경기도ㆍ강원도의 유지 작업도 중요하다. 최근 오스트리아 카닉 알프스는 재인증 관문을 넘지 못하고 세계지질공원 지위를 상실하기도 했다.
이처럼 국내 생태 관광지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으로 한 단계 도약하면서 북한도 관심을 키우고 있다. 앞서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 “백두산 지역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등록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유네스코 홈페이지에 올라온 신청서를 보면 북한은 “백두산은 화산 분출물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백두산 지역은 동북아 지역의 화산ㆍ고산 지대를 전형적으로 대표한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한탄강 공약’ 탄력
이 지사의 민선 7기 공약 중에는 지역 연계 공약으로 ‘한탄강 일대 관광산업 인프라 조성 지원’이 있다. 이 지사는 한탄강 주변 관광시설(생태경관단지, 테마파크, 수변공원), 주상절리길, 부서천 둘레길 등을 구축하겠다고 약속했다. 관련 예산만 342억원(도비 6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이 지사는 지난해 6월 박윤국 포천시장과 한탄강을 찾아 세계지질공원 인증 추진 상황을 보고받고 한탄강 지질공원센터, 비둘기낭 폭포를 직접 둘러보는 등 관련 현안을 챙겼다. 경기도는 해당 공약이 이행되면 경기북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균형발전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승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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