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원에 산 땅 2억8천만원에 매입 등…재단, 부동산 총 3건 8억4천만원 사용
지역 주민들 “시세보다 비싸게 사들였다”, 수원교구 “비싼가격 구입, 주장 근거없어”
재단법인 천주교수원교구유지재단이 2018~2019년께 천진암 성역화 사업부지 인근 부동산을 수원교구와 관련된 특정인에게 시세보다 비싼 값에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일 천주교 수원교구에 따르면 재단은 2018년 11월 광주시 퇴촌면 우산리 388-19번지 땅(606㎡)을 건물 2개동 포함 2억8천만원에 매입했다. 이어 2019년 1월엔 388-20번지(303㎡), 388-25번지 땅(303㎡)을 각각 2억8천만원에 매입해 총 8억4천만원을 썼다.
이 과정에서 재단이 매입한 해당 부동산 3건의 소유자가 천주교 수원교구 직원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A씨 소유였던 388-20번지는 원래 개인 토지소유자 B씨가 좋은 뜻에서 천주교 한국외방선교회(해외 선교 전문 공동체)에 증여한 토지였다. 그런데 돌연 이 땅을 A씨가 2014년 2월 천주교 한국외방선교회로부터 6천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9년 1월 재단 측이 A씨로부터 2억8천만원에 매입했다. 이로써 A씨는 6년 만에 2억2천만원의 매매 차익이 발생했다.
또 재단은 A씨가 1985년과 1998년 매입했던 388-19번지, 388-25번지 2개 필지를 잇따라 사들였다.
이에 주변 시세와 비교해 적정 가격에 거래된 것이 맞느냐는 점과 천진암 성지 성역화 사업 부지도 아닌 인근 부동산을 매입한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소문과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퇴촌면 지역 주민이자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 C씨는 “재단 측이 A씨로부터 매입한 부동산의 경우 2018~2019년 1억5천만원대에 시세가 형성돼 있었다”며 “수원교구 직원인 A씨가 천진암 성지 성역화 사업 인근 부동산 여러 채를 매입한 후 수원교구가 비싸게 산 것은 전형적인 ‘제 식구 주머니 챙겨주기’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및 지역 주민들의 중론”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더해지는 것은 A씨가 누구보다 천진암 성지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인물로 통했기 때문이다.
A씨는 1964년 수원교구청 직원으로 근무를 시작해 신장성당과 천진암 성지에서 식복사로 근무했다. 또 1985년~2005년 정년퇴직 때까지 천진암 성지에서 사무실 직원으로, 퇴직 이후 2016년까지 계약직 직원으로 근무하는 등 무려 51년 동안 천진암 성지와 인연을 맺었다. 현재는 40년 동안 천진암 성지 성역화 사업을 이끌어 온 변기영 몬시뇰(前 천진암 성지 주임 겸 천진암본당 주임)이 있는 양평성당 곡수공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특히 A씨는 2005년 천진암 성지 근속 20년 교구 공로패, 2010년 47년간 교회 최장기 근속 교황 강복장, 2014년 50년 장기근속 수원교구 이용훈 주교 공로패를 받았다.
이에 대해 천주교 수원교구는 “시세보다 비싼 가격에 구입했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고 시세대로 구입한 것”이라며 “성지를 찾아오는 교우들의 피정(수련생활)과 교육을 위해서 사용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산리 388-20번지 가옥은 보수해 임시 사제관으로 사용하게 됐다”며 “처음에는 월세로 살다가 지난해 388-20번지와 388-25번지를 각각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상훈ㆍ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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