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겸 경기도 행정1부지사가 과밀도시 문제를 겪는 수원시의 미래를 위해 북ㆍ서수원 가용부지 활용 등 장기적 안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번 글을 ‘수원시 출신 행정 달인’의 개인적 소회로 볼 수도 있지만 김희겸 부지사가 차기 수원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상황에서 지역정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희겸 부지사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수원, 미래를 위한 여백이 없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부지사는 “수원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과 글로벌 기업 삼성이 있어) 충분한 잠재력을 갖춘 도시이지만 아쉽게도 수원의 도시계획은 미래를 내다보며 체계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것과는 자꾸 멀어져만 가는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요즈음 수원시에는 팔달, 권선, 장안구 곳곳에서 주택재개발이 한창이다. 재개발이 끝나고 입주가 시작되면 가뜩이나 막히는 시내 교통체증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김 부지사는 수원시의 과밀도시 현상을 짚었다. 지난해 말 기준 수원시에는 약 120만명의 시민들이 121km² 면적에 거주, 일반시보다 16배가 넘는 인구 밀도를 보이고 있다. 수원시 인구는 1970년에 17만명에서 2000년 94만명으로 급속하게 늘어났으며, 2010년에는 100만명을 넘어 105만명을 기록했다.
이어 김 부지사는 “도시의 발전을 위해 인구도 중요하지만 원활한 교통망ㆍ일자리ㆍ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산업, 문화ㆍ복지시설, 공원, 도시 운영에 필수적인 행정인프라 등이 균형 있게 적절히 분포돼야 한다”며 “하지만 수원은 좁은 면적에 주거시설이 지나치게 많고, 도시가 수용할 수 있는 적정 수준의 인구보다 훨씬 많은 과밀도시가 됐다. 그로 인해 시민들이 높은 수준의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서비스를 향유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만일 영통의 땅을 삼성전자에 좀 더 내어주었다면 삼성이 다른 도시로 공장을 확장 이전해 가지는 않았을 것이고 수원의 지역경제는 좀 더 나아질 수 있었을 것”이라며 “(판교테크노밸리를 고려하면) 광교를 주거 위주가 아니라 스타트업과 첨단 기업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발했다면 광교는 수원의 미래를 책임지는 곳으로 발전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끝으로 김 부지사는 “연초제조창 대유평 부지에 고층빌딩이 들어서고, 망포 일대에 아파트가 빽빽이 들어서면서 수원의 교통은 갈수록 정체가 심해지고 있다”며 “제한된 용지이지만 어떻게 하면 자족가능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인가를 좀 더 심각하게 논의해야만 한다. 그나마 남아 있는 수원비행장 부지나 북수원과 서수원 일대의 얼마 되지 않는 가용부지를 장기적 차원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보다 철저한 고민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발언하면서 ‘외형적 성장’이 아닌 ‘질적 발전’에 방점을 찍었다.
한편 김 부지사는 수원 유신고를 졸업하고 1987년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 수원 출신 대표 행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2018년 7월 경기도 행정1부지사로 취임, 차기 수원시장 후보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민선 8기 수원시장은 시장 선거가 무주공산으로 진행되고(현 염태영 수원시장이 3선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권 출마 여부와 연결되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여승구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