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집단으로 모여 음주와 흡연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제가 나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이달의 모범경찰관으로 선정된 경기북부지방경찰청 파주경찰서 여성청소년과 학교전담경찰(SPO) 팀장 정기석 경위(48).
정 경위는 5년 전 119 신고로 출동한 청소년 일탈 현장에서 30년 전 자신의 모습과 마주했다. 정 경위 역시 그 시절 선배들로부터 금품갈취와 폭행을 당하며 힘든 학창생활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가 올바르게 성장해 25년차 베테랑 경찰관이 된 배경에는 당시 주변 어른들의 따뜻한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가 SPO에 지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업무가 수월하진 않았다. 처음에는 배회하는 청소년들에게 훈계도 해보고, 소속 학교에서도 안전생활부에 통보해 선도조치도 받게 해봤지만 효과가 없었다. 기억을 더듬어 학창시절을 떠올린 그는 결국 과거의 자신과 같이 아이들이게 진짜 필요한 것은 훈계나 선도조치가 아닌, 고민상담과 따뜻한 보살핌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정 경위는 학생들을 대면하며 진정성을 담은 청소년 자체 선도프로그램을 만들어 △학교폭력예방강의 △금연프로그램 진행 △심리치료 등의 선도교육을 시작했다. 특히 올해 6월부터는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국제로터리 운정로터리클럽’의 후원을 받아 총 5명의 학생에게 장학금(30만원)과 생필품을 전달하며 정기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장애인 학생을 위한 인권보호도 그의 몫이다. 정 경위는 지적장애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범죄 노출을 차단하기 위해 경찰서 협력단체 ‘K-POL 안전돌보미’와 함께 가정방문, 생필품을 지원하는 등 범죄 사각지대도 꼼꼼히 살피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일탈 청소년이 검정고시를 통과해 대학입학을 준비하는 등 그의 품에서 인생이 바뀐 청소년들도 많다.
정기석 경위는 청소년을 위한 안전하고 건강한 쉼터 ‘청소년 경찰학교’ 설립도 준비하고 있다. 파주시와의 업무협약으로 전국최초 지자체와 협업한 청소년 경찰학교 모델을 내세워 경찰청 심사를 통해 전국 3개 청소년경찰학교 중 하나로 선정돼 개교를 준비하고 있다.
정기석 경위는 “우리의 미래인 아이들이 올바르게 자랄 수 있도록 이끄는 게 어른들의 숙제”라며 “청소년들이 학교와 학교 밖에서 행복하게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더욱 열심히 청소년 보호활동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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