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본권 원년… 공정·평화·복지 새로운 경기 실현”
■ 2020년에 대한 소회를 밝힌다면.
2020년은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국민이 고통과 암흑의 터널을 지난 시기였던 것 같다. 개인 인생사로 봤을 때는 그동안 많은 분이 도와주신 덕분에 잘 넘어간 게 다행스럽다. 저의 사적인 일 때문에 여러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우리 경기도 공직자들이 열심히 일해준 덕분에 도민들이 느끼시는 도정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올바르고 능동적인 자세를 갖춘 경기도 공직자들이 제가 세세히 신경 쓰지 못해도 도민들을 위한 도정을 정말 잘 챙겼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다.
■ 남양주시에 대한 특별조사 이후 경기도와 남양주시의 갈등이 커지는 모습인데.
경찰이 도둑을 잡는 적법한 공무집행을 부당한 이유로 거부하고 공격하는 것은 범죄이지 갈등이 아니다.
이번 감사는 내부 제보와 언론 보도로 이뤄진 것이다.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을 감사하는 건 국가 행정의 일관성을 위해 당연히 필요하다. (남양주시에서) 재난기본소득을 현금으로 지급한 것에 따른 ‘보복감사’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남양주시와 마찬가지로 현금을 지급했던 수원시, 부천시는 개별감사가 없었다. 혐의도 없고 부패에 대한 제보도 없었기 때문이다.
남양주시는 부패 혐의가 많다. 저는 부정부패가 나라를 망친다고 보기 때문에 공직비리에 대해서는 엄정해야 한다고 본다. 저항한다고, 우리 편이라고 그냥 넘어가면 국가질서가 무너진다.
- 코로나19 사태 속 중앙ㆍ지방정부 간 갈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있는데.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코로나19에 대한 대응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해서 이를 갈등으로 바라보면 안 된다.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코로나 대응은 속도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앙정부는 전체를 총괄하다 보니, 현장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지방정부는 현장에 가까이 있다 보니 현장성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즉 지방정부가 조금 더 빠른 대응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 지방자치제도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시행하는 것이다.
■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기도의 공공의료 확보 방안은.
코로나19 3차 대유행은 현재 우리나라 공공의료가 감당할 수 있는 역량을 넘어섰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로 병실부족 문제, 의료자원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이다. 국가 전체로 봤을 때 총량 의료자원은 부족하지 않지만 민간비중이 90%를 훌쩍 넘다 보니 민간 협조 없이는 대응이 쉽지 않은 것이다.
선택은 두 가지다. 민간 협조가 이뤄질 수 있을 정도의 인센티브를 제공하거나, 국가가 국민이 부여한 권한을 행사해서 강제적인 방법으로 확보하거나. 경기도는 두 가지 방법을 동시에 진행했다. 법에 따라 강제동원명령을 전제로 민간자원 활용에 관한 협의를 하니까 속도가 빠른 편이었다.
경기대 기숙사의 생활치료센터 전환도 결론을 놓고 봤을 때 강제동원은 아니었다. 동원을 전제로 했기에 신속한 협조가 이뤄진 것이다.
앞으로 특별생활치료센터를 추가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최악의 경우 행정명령, 동원명령을 할 수밖에 없다고 고지하고 실적으로 협의하자고 할 방침이다. 또 앞으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외면해 온 공공의료 비중을 늘리는 데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해야 한다고 본다.
■ 기본시리즈(기본소득ㆍ기본주택ㆍ기본대출) 실현 복안은.
기본대출은 올해 경기도에서 일부나마 시행해보려 하며, 기본소득은 재난지원금과 연계한 지역화폐 보편 지급 방식으로 진행하자고 정부를 설득할 방침이다. 기본주택은 정부에 지속적으로 제도개선을 요청하고 있다. 지금까지 기본소득, 기본주택, 기본대출을 산발적으로 말씀드렸는데 전체적으로 관통하는 하나의 원리가 있다. 바로 ‘경제적 기본권’이다.
오늘날 우리는 기술혁명과 사회발전을 통해 과거에 누리지 못했던 엄청난 생산력을 자랑하게 됐지만 지나친 양극화, 불평등 격차 등으로 저성장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다. 자원이나 기회, 자본 등이 한쪽에 쌓여서 활용 못 하는 상태인 거다.
이러한 불평등, 불공정이 심화하면 역사에서 본 것처럼 혁명적 방식으로 새로운 체제가 수립된다. 이를 막으려면 자원을 공평하게 나눠 사회 전체 총량을 늘리면 모두에게 행복한 길이 열린다. 이에 국가는 수요 역량을 확충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기본시리즈의 상위개념인 경제적 기본권은 우리 사회를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이끌 수 있을 뿐 아니라, 국민에게 최소한 경제적 풍요를 안겨줄 수 있을 것이다.
■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권주자 선호도 1위로 꼽힌다. 어떤 점이 국민지지를 끌어냈다고 보는지.
여론조사 지지율에 대해서 제가 자주 말씀드리지만 바람 같은 거라서 언제 어떻게 변화할지 모른다. 붙잡으려고 의도적으로 노력하는 것도 덧없는 것이기 때문에 별로 크게 마음 쓰지 않는다. 다만 국민들께서 저에 대해서 믿음과 기대를 보여주시는 밑바탕에는 도정성과가 크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 근본적으로 이야기해보면 저에게 일을 맡긴 주권자(국민)들 입장에서 일꾼(선출직 공직자)이 일을 잘한다고 판단하면 ‘내 삶에 도움이 되네’, ‘큰일 시켜볼까’. ‘다른 일을 시켜볼까’ 라는 기대를 하시는 것이 아닌가 싶다. 결국 제가 있는 자리에서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했기에 기대가 조금 더 커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저에게 주어진 권한과 예산을 유용하고 효율적으로 잘 활용해서 도민들의 삶을 더욱 많이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 도민에게 새해 인사말을 해 달라.
코로나19와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도민들의 삶이 팍팍할 것으로 본다. 경기도정의 책임자이자 방역책임자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전에도 한번 말씀드렸는데 저는 전력을 기울일 생각이고, 또 우리 도민들이 더 고통받지 않도록 더 나은 경제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 그리고 도민께서도 도정에 대해서 필요한 말씀을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
도정이라고 하는 것을 남의 일로 치부하지 말고 내 삶과 직결된 ‘나의 일’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저희에게 부탁하지 말고 요구하고 지시해 주셨으면 한다. 이를 반영토록 노력하겠다.
이호준·이광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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