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 많은 일이 있었다. 특히 교육감은 연말에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접촉자로 분류돼 잊지 못 할 1년이었을 것 같다. 교육감으로서 2020년을 돌아본다면 어떤 평가가 가능할까.
코로나19는 우리 모두의 생명과 건강, 안전의 소중함, 그리고 ‘연대’와 ‘신뢰’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해줬다. 지금까지 사회경제적 시스템에 수동적이었던 교육의 역할을 넘어, 보다 선제적이고 능동적인 ‘미래교육’으로의 전환도 요구받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학교가 가진 수많은 기능과 역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됐다는 점이다. 학교는 단순히 가르치고 배우는 공간이 아니다. 등교부터 하교까지 아이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지하는 곳이 학교다. 배움뿐만 아니라 선생님, 친구와 만나 관계를 쌓으며 사회성을 키우는 장소가 바로 학교다.
포퓰리즘이라고 공격받던 무상급식을 비롯한 보편적인 교육복지의 중요성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제는 당연해진 무상급식이나 학습준비물비 지원 등이 큰 역할을 했다. 원격수업을 전격 도입한 것도 2020년 교육현장의 특징이다. 물론 초기에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코로나 시대의 당연한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관련 인프라 구축과 원격수업을 위한 교수학습방법이나 콘텐츠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젠 학생도 선생님도 많이 적응했다고 본다. 먼저 온 미래교육을 차근차근 준비하겠다.
- 코로나19로 교육행정을 펼치는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천교육의 성과도 있을 것 같다 주요 성과가 궁금하다.
코로나19 국면에서 신속한 대응 체계를 구축한 것이 주요 성과다. 상황관리 대책본부와 감염병 전문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며 전국 최초로 ‘학교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제작했다. 원격수업 지원 등 학습격차 해결를 위한 미래교육 인프라 구축에 최선을 다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조짐에 따라 신속히 신학기 개학준비추진단을 구성했고 총 386개 학교에 한글책임교육과 협력교사를 배치하는 등 기초학력보장사업을 긴급히 추진했다.
전국 최초로 유치원에서 고등학교까지 무상교육을 완성한 것도 빠져서는 안된다. 특히 올해부터 지원 예정이었던 고1 수업료를 2020년 4분기부터 지원했다. 이를 통해 유·초·중·고 전체 학교의 무상급식을 완성했고 중·고교 신입생 무상교복 지원, 모든 고등학생 수업료 및 학교운영비 지원, 고등학교 전학년 교과용도서 지원 등 평등교육과 책임교육의 기반을 마련했다.
과밀학급 해결과 지역, 학교 간 교육격차도 완화했다. 취임 이후 총 20개 학교의 중앙투자심사 승인을 받아 지속적인 학교 신설을 앞두고 있으며, 교육경비 보조 제한을 받는 동구, 옹진군의 학교 31교에도 총 10억원을 지원해 교육환경 불균형 및 교육격차를 줄이고 있다.
청렴한 인천교육을 만든 것도 성과라고 볼 수 있다. 최근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최고 등급을 받았다. 전 교직원이 청렴 공직문화 정착을 위해 힘써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엄정한 부패방지제도를 운영하는 한편, 적극 행정 분위기를 확산해 전국 최고 수준의 청렴교육기관으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
- 코로나19 이후의 시대는 이전의 시대와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이 나온다. 변화는 교육 현장도
피하지 못 할 것 같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인천 교육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전망해달라
시교육청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인천교육 새판짜기’라는 이름으로 2021년 이후의 역점정책을 수립했다. 역점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천을 품고 세계로 향하는 동아시아 시민교육의 전면화다. 이를 위해 동아시아 문화 이해 및 다국어 교육을 확대하고 국제교육원 설립을 추진하겠다. 또 동아시아 미래전략산업 맞춤형 인천형 직업교육을 추진한다.
두 번째 역점 정책은 에듀테크 기반 스마트학교 구축이다. 원격수업을 위한 교사용 노트북 2만800여대를 지급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으며, 오는 5월까지 무선 인터넷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또 학생용 스마트패드 구축, 초·중·고 학급에 에듀테크 소프트웨어 비용 지원 등도 한다. 더불어 이번 겨울방학에 교사들의 원격수업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 및 교육을 추진하고, 원격수업 질 제고를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 및 생태교육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시와 함께 쓰레기 감축사업을 추진하고, 자원순환·기후위기 대응 시범실천학교 운영, 학교 햇빛 발전소 시범운영, 기후위기 대응, ‘채식선택’ 학교급식, 탈석탄 금고도 추진한다. 탈석탄, 자원순환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인류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라는 인식으로 시민 여러분도 함께 동참해주셨으면 한다.
-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학교 현장에서 원격수업과 방역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른 학력 저하, 코로나 블루 등 추가적인 문제도 벌어지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교육 환경과 학교생활 개선을 위해 어떤 점을 개선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말씀하신 것처럼 코로나19로 학교는 방역과 배움을 함께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 우선 중앙정부 차원에서도 이전과는 다른 기준으로 학교 현장을 지원해야 한다. 높은 학급 밀집도로 인한 감염 걱정을 줄이고 학력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급당 학생 수를 줄이는 것이다. 그래야 방역 수칙을 지키며 등교하는 날을 늘릴 수 있다. 친구와 만나는 시간이 길어지고 대면수업의 기회가 많아진다면 소위 코로나 우울이나 학력 저하 문제 해결이 수월해질거라고 본다. 4차 산업혁명시대, 개성과 성향에 맞는 ‘학생 맞춤형 교육’을 위해서라도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은 반드시 필요하다.
-2021에 거는 기대와 의지를 담은 사자성어와 표어를 ‘비극반태(否極反泰)’와 ‘인천을 품고 세계로, 우리인천교육’으로 정했다. 어떤 의미가 담겨있나.
비극반태란 ‘막힘이 극에 달하면 위아래가 뒤바뀌어 소통이 일어나고 태평함으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2020년의 꽉 막혔던 코로나19 상황을 뚫고, 2021년을 ‘교육 대전환의 해’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를 위해 인천교육의 ‘과거’를 성찰해 버릴 것과 계승할 것을 분명히 하고, ‘현재’의 당면 과제를 소통과 협력으로 해결하면서, ‘미래’교육 비전을 구체적으로 보여드리는 감동의 2021년을 만들어가겠다.
표어에는 우리 학생들이 ‘열린도시(open city) 인천’에서 ‘먼저 온 손님이자 주인인 인천사람’으로 성장하고, ‘평화, 공존, 번영의 가치’를 실현하는 ‘동아시아시민·세계시민’으로 자라는 인천교육을 실현하자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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