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낚시터 인근 불에 탄 시신, 사건 해결 실마리는 ‘엄지손가락’

시흥지역의 한 낚시터 인근에서 불에 탄 채 유기된 시신이 범죄 피해자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 해결의 결정적 실마리는 화염 속에서 유일하게 보존된 오른손 ‘엄지손가락’이었다.

지난 17일 오전 7시10분께 시흥시 수인로의 낚시터 주인은 인근 전신주 옆에서 무언가가 활활 타고 있는 것을 최초 목격했다. 해도 뜨기 전 어스름한 시간대 때문이었을까. 낚시터 주인은 마네킹이 타고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양동이에 물을 담아 화재를 진압한 뒤 다시 낚시터로 발길을 돌렸다.

2시간여가 지난 오전 9시10분. 전신 화상을 입은 시신은 산책 중이던 한 시민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심하게 훼손된 시신을 자세히 살펴보던 중 시신의 오른손 엄지손가락이 유일하게 상처 없이 보존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엄지손가락의 지문 채취를 통해 피해자 A씨(60대)의 신원확인에 성공, 그의 통신기록을 확인하던 중 A씨의 마지막 통화 상대방이 그의 지인 B씨(60대)인 것을 밝혀냈다.

관계기관에 협조를 구해 경찰은 B씨의 차량이 범행 장소 인근 CCTV에 찍힌 차량과 유사하다는 점을 인지, B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하고 같은 날 오후 2시30분께 서울시 관악구의 B씨 자택에서 그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조사 결과, B씨는 사건 발생 당일 A씨의 집에 찾아가 금전문제로 다툼을 벌이다 A씨의 목을 졸라 살해한 후, 시신을 시흥시 수인로의 전신주 옆에 유기한 뒤 휘발유를 뿌려 사체를 소훼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형수ㆍ양휘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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