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2시께 안양시 동안구의 한 작업실. 유리문을 열고 들어서자 작업실 한쪽에선 박하은 문화예술 기획자가 오는 3월3일에 있을 조형물 전시<W(HOLE)>과 온라인 전시 <홀 인 원 : 포스터고>를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다른 공간에선 전시장을 꾸미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이 작업실은 신진 건축 예술 창작 그룹 KAP팀 작가들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일상과 예술 활동을 유지하고자 지난해 11월 마련한 공간이다.
KAP팀은 지난 2016년부터 그래픽 디자이너, 건축 디자이너, 기획자, 영상팀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모여 다양한 예술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KAP 작가들은 지난해 9월 진행한 <GARAGE SALE : 진흥아파트>에서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많은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을 수 없는 것을 보고 소통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느꼈다. 작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개개인이 전시를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을 모색했다.
박 기획자는 “전시장에 가는 과정부터 전시장 내 음악과 향 등 모든 것이 관람객들이 즐길 수 있는 작품의 한 요소”라며 “코로나19 상황으로 전시장에서 볼 수 없는 관람객들과의 소통하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작가들은 한 공간에 관람객들이 모일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 개개인이 참여하는 ‘주민참여 전시 챌린지’ 형식으로 이번 전시를 진행한다.
내달 3일부터 진행되는 온라인 전시<홀 인 원: 포스터고>는 코로나19 상황으로 각자 모일 수 없지만 ‘개인은 전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가들은 안양지역 내 공공조형물을 각자의 느낌대로 해석한 지도를 만들었다. 관람객들은 이 지도를 통해 안양의 조형물을 찾아보고 작가가 제시한 미션을 수행해 무심코 지나쳤던 작품을 한 번 더 바라보고 이 경험들을 개인의 SNS에 올려 공유한다.
조형물 설치 전시인 <W(HOLE)>은 반달형 스테인리스와 탄성고무를 이용한 작품으로 지역 주민들이 스테인리스에 비친 자신과 주변 풍경을 색다른 모습으로 느낄 수 있으며 푹신한 탄성고무의 촉감으로 포근한 감성과 안전성까지 고려했다. 마스크 착용이 일상이 된 상황에서 관람객들은 유일하게 가리지 않은 눈과 발의 감각을 이용해 전시를 느낄 수 있다.
박하은 기획자는 예술가들에겐 예술이 일상 그 자체라며 어려움 속에서도 예술 활동을 이어나가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작가들과 기획자인 나 역시 3월에 예정인 프로젝트 이외에도 많은 활동을 기획하고 있다. 예술가들에게 예술 활동은 일상이자 삶 그 자체”라며 “많은 생활이 제약된 지금도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으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김은진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