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이달 단행 예정인 검찰 중간 간부 인사와 관련해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예고했다. 이에 따라 현 정권을 수사해온 간부들이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21일 오전 법무부 과천청사에서 “이번 인사는 고검 검사급 전체 보직 가운데 대부분에 대한 승진ㆍ전보 인사가 될 것”이라며 “역대 최대 규모라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주 중 검찰인사위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단행되는 중간 간부 인사의 교체 폭이 ‘역대급’으로 예고된 만큼 현 정권을 겨냥해 수사해온 수사팀이 해체 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 안팎에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을 이끌어온 이정섭 수원지검 형사3부장과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해온 이상현 대전지검 형사5부장이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이정섭 부장검사는 지난해 9월 보임돼 필수 보직 기간이 충족되지 않았지만, 오는 29일 국무회의 통과를 앞둔 검찰 직제개편안을 근거로 교체가 가능해졌다. 검찰 인사 규정에 따르면 부장검사는 1년 필수 보직 기간이 보장되나 직제개편 등이 이뤄질 경우 예외로 인정된다.
이들 수사팀 상당수가 지난해 현 정부 인사가 연루된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처럼 ‘좌천성’ 물갈이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대한 비리 의혹을 수사 지휘한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는 여주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청와대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이끈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평택지청장으로 전보됐다.
검찰 관계자는 “내부에선 정권을 수사해온 수사팀의 해체를 기정사실화로 보고 있다”면서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해 온 검사들을 먼 곳으로 보내는 것을 보면 참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법무부는 이날 23일 인사위를 열겠다고 인사위원들에게 통보했다.
정민훈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