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1-③

소칼로 광장 국기게양대와 멕시코대성당

광장에서 5분 거리에는 지금도 발굴이 진행되고 있는 고대 아스테카 유적 ‘템플로 마요르’ 가 있다. 광장 주변 지역을 걸어다니다 보면 즐비한 콜로니얼 건축물 때문에 시각적으로도 이곳이 중세 역사지구라는 것을 직감한다.

소칼로 광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멕시코대성당에 도착한다. 멀리서 바라본 대성당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한 발치 앞에서 감상한다. 대성당은 멕시코 대지진에 조금 기울어졌지만, 내부는 16세기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유럽 어느 대성당과 비추어 보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미적 아름다움과 예술적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인구의 90% 이상이 가톨릭 신자인 멕시코에서 대성당은 문화 정체성의 중심이고 역사적으로는 누에바 에스파냐의 상징이다. 이 성당은 스페인 건축가이자 조각가인 클라우디오 데 아르시니에가(Claudio de Arciniega)가 스페인 안달루시아 지방의 ‘하엔 산타 마리아 대성당’과 바야돌리드에 있는 ‘성모 마리아 대성당’을 벤치마킹하여 1573년에 르네상스 양식으로 계획하여 1581년에 벽을 세우며 공사를 시작하였다.

멕시코 가톨릭 문화의 상징성인 멕시코대성당 외관
멕시코 가톨릭 문화의 상징성인 멕시코대성당 외관

그 후 1813년까지 여러 차례 증ㆍ개축했으며 250년 동안 수많은 건축가, 화가, 조각가, 금도금 예술가들이 고딕, 스페인식 바로크 양식, 신고전주의 양식을 모두 동원하여 지금 모습으로 발전시켰다. 특히 중앙 대제단의 검은 예수상은 현지인의 피부색을 바탕으로 조각한 모습으로 이색적이다.

대성당은 두 개의 종탑과 중앙 돔 그리고 세 개의 큰 구획으로 나누고 74개의 아치와 40개의 이오니아식 돌기둥으로 천정을 받치는 건축적 특징이 있다. 내부는 중앙에 큰 제단이 있고 좌우에 작은 제단이 두 개 있으며 통로의 아치와 기둥 사이에는 16개의 기도할 수 있는 예배당도 있다. 유럽의 대성당처럼 이곳에도 지하 묘지가 있는데 교구장을 맡았던 고위 성직자의 유골이 묻혀 있다.

계획대로 여행을 순조롭게 할 수 있도록 의자에 앉아 중앙 제단을 향하여 기도한다. 감미로운 파이프 오르간에서 흘러나오는 성가를 들으며 깜박 졸다 보니 어젯밤 비행기에서 지친 피로가 풀린다.

성당을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 대통령 궁 옆길을 걷는다. 궁은 원래 아스테카 제국의 왕궁이 있던 자리에 누에바 에스파냐 시절 총독부 건물로 지었으나 지금은 대통령 궁으로 사용하고 있다. 광장 집회 때문에 궁 주변은 경찰 경비가 삼엄하여 내부 구경을 포기하고 골목길로 들어선다.

멕시코대성당의 작은 성당의 제단 모습
멕시코대성당의 작은 성당의 제단 모습

박태수 수필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