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②

옛 성당을 측면(중앙)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모습

멕시코에는 두 곳의 상징적인 가톨릭교회가 있다. 첫 번째는 멕시코 대성당이고 두 번째는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이다. 이곳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개종한 원주민 후안 디에고(Juan Diego)에게 나타난 기적을 기리고자 1709년에 세웠다.

멕시코 대성당은 아스테카 제국의 왕궁과 신전을 파괴하고 누에바 에스파냐를 건설할 때 가톨릭을 전파하기 위해 테노치티틀란 터전에 세운 상징적인 식민지 교회였다. 그러나 과달루페 성모 마리아 대성당은 가톨릭이 전파된 지 10년 후 ‘후안 디에고’ 에게 발현한 성모가 전한 메시지에 따라 세운 교회로 신앙의 중심이자 안식처다.

과달루페 성지에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다. 아스텍 출신 후안 디에고가 1531년 테페익(Tepeyac) 언덕을 지나가다 우연히 성모를 만났다. 마리아는 디에고에게 “주교에게 가서 이곳에 교회를 지으라”고 몇 차례 전했으나 스페인 출신 주교는 천한 원주민이 전하는 메시지를 믿지 않았다.

중앙 제대에 과달루페 성모화가 있는 옛 성당의 내부
중앙 제대에 과달루페 성모화가 있는 옛 성당의 내부

성모는 자신이 전하는 메시지를 주교가 믿지 않자 이번에는 디에고에게 바위산 언덕에 올라가 장미꽃을 꺾어오라고 했다. 성모가 말한 곳에 오르자 겨울철임에도 장미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꽃을 꺾어 망토에 싸서 내려온 디에고에게 성모는 주교에게 이 꽃을 전하며 자신의 메시지를 다시 전하라고 했다.

그동안 디에고의 이야기를 믿지 않았던 주교는 망토에 싸 온 자신의 고향 카스티야 장미꽃과 망토에 새겨진 기도하는 성모의 모습을 보고서야 발현을 믿고 그 장소에 성당을 지었다. 이후 태양신을 믿던 많은 원주민이 가톨릭으로 개종했고 디에고도 죽은 후 이곳에 묻혔으며 그는 가톨릭 성인품에 올랐다.

성지는 멕시코시티 북쪽 테페익 언덕에 있다. 프랑스 루르드ㆍ포르투갈 파티마와 함께 세계 3대 성모 발현지다. 과달루페 성지는 멕시코뿐만 아니라 중남미 가톨릭 인에게는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처럼 일생에 한 번은 찾아야 하는 순례지로 생각한다.

테페익 언덕에서 본 옛 성당(중앙)과 카푸친 성당(좌), 푸른 돔형 지붕의 대성당(우)
테페익 언덕에서 본 옛 성당(중앙)과 카푸친 성당(좌), 푸른 돔형 지붕의 대성당(우)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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