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2-④

제대 중앙의 과달루페 성모상(좌, 우)로 성모의 얼굴 색이 원주민과 같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천은 디에고의 망토 천을 오려낸 천조각으로 보통 수명이 20-30년 정도이나 450년 이상 온전하다.
제대 중앙의 과달루페 성모상(좌, 우)로 성모의 얼굴 색이 원주민과 같다. 그리고 그림을 그린 천은 디에고의 망토 천을 오려낸 천조각으로 보통 수명이 20-30년 정도이나 450년 이상 온전하다.

심하게 기울어진 옛 교회는 1974년에 보수 공사를 시작해 1976년에 완공했으나 안전을 담보할 수 없자 잠시 폐쇄됐다. 1979년 멕시코 고고학 및 역사연구소(INAH)에서 기단과 벽체를 강화하는 복구 계획을 세워 복원 기간을 길게 잡고 안전하게 공사를 마친 후 2000년에야 문을 다시 열 수 있었다.

옛 교회는 지난 세월의 무수한 자연 재앙의 고난과 시련을 간직하고 있어 이곳을 찾는 순례자에게 신앙적으로 여전히 ??방문할 가치가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성지의 상징성과 콜로니얼 시대 중세 교회 건축물을 이해하기에는 종교를 떠나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예술적으로도 매우 아름답다.

과달루페 성지에는 성모 마리아 발현 당시 후안 디에고가 입었던 망토가 대성당에 보관되어 있다. 망토의 천은 보통 20~30년 정도 수명이나 500여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완전한 상태다. 그뿐만 아니라 1791년 망토에 암모니아가 쏟아졌던 일이 있었으나 저절로 복원됐고 1921년 폭탄 테러 때에도 전혀 손상을 입지 않자 멕시코 사람들은 과달루페 성지에 또 하나의 기적이 일어났다고 믿는다.

대성당 벽면 조각상 후안 디에고 성인의 모습
대성당 벽면 조각상 후안 디에고 성인의 모습

옛 성당에서 신축한 대성당으로 옮겨 보관 중인 성모 그림은 현대 과학으로도 풀 수 없는 신비를 지닌 그림으로 유명하다. 1979년 미국 과학자가 적외선을 이용해 성화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붓질한 적도 없고 직물에 화학적 처리도 하지 않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사람의 손으로 그린 그림이 아니다”는 믿기 어려운 결과가 있었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반천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지금도 섬유조직의 형태와 색감에도 변화가 없다.

이외에도 옛 교회에 들어서면 바로 왼쪽에 과달루페 기적을 본 ‘후안 디에고’ 성인의 청동 조각상이 있다. 그의 망토에는 성모 마리아가 기도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1921년 테러범이 중앙 제단 옆에 폭탄을 터뜨려 성당 내부가 대부분 파괴됐으나 기도하는 성모 마리아 모습이 그려진 후안 디에고의 망토에는 흠집 하나 나지 않았다.

박태수 수필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