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만드는 가장 비합리적 죽음, 새들 1~3층 낮은 건물에도 피해 많아... 투명방음벽에 방지시설 설치 효과 커
“충돌로 죽은 새를 발견하면 외면하지 말고 기록하고 공유해주세요”
김영준 국립생태원 동물관리연구실장은 7일 경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조류 충돌에 대해 “인간이 만드는 가장 비합리적 죽음”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준 실장은 “새가 높이 난다고 생각하지만, 에너지를 덜 쓰기 위해 낮게 나는 것이 기본”이라며 “이에 따라 새들이 1~3층 건물에서도 피해가 자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새들이 충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애초 건물을 지을 때부터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계에 반영해 유리수를 줄이거나 유리 표면이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디자인적 요소를 가미하고, 외부 블라인드 설치로 조류 충돌을 저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실장은 경기도가 조류 충돌을 막고자 투명방음벽에 방지시설(스티커 필름)을 설치하는 사업에 대해 검증된 방법인 만큼 효과가 탁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2018~2019년 방지시설 설치 후 모니터링을 통해 검증한 바 있으며 그 효과는 탁월했다”며 “신규방음벽에는 조류충돌을 예방할 수 있는 문양의 삽입이 행정규칙에 반영됐지만, 문제는 기존에 설치된 투명방음벽”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실장은 조류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궁극적인 대책에 대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인식의 전환과 교육”이라며 “일단 기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3년간 2만마리의 기록을 시민들과 만들어냈고, 이 자료가 주는 구체성과 강렬함은 어떤 자료로서도 대체할 수 없다. 우리의 사례는 이미 대만으로 확산된 바 있고, 이제 필리핀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자료 축적을 시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이 나서서 조사하고, 그 참여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런 만큼 새들에게도 안전한 공간이 점점 더 빨리 만들어질 것이라고 본다”며 “주변에서 충돌로 다치거나 죽은 새들을 발견하면 잊지 말고, 지나치지 말고, 무섭다고 외면하지 말고, 기록ㆍ공유해주기 바란다. 작은 기록 하나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된다”고 당부했다.
독자소통팀 = 홍완식ㆍ최현호ㆍ이연우ㆍ이정민ㆍ김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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