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성당을 둘러보고 체육관처럼 원형으로 신축한 대성당으로 간다. 성당의 규모는 상상했던 것보다 크다. 이곳을 찾는 순례자를 고려해 크기가 정해졌다고 한다. 1만명이 동시에 미사를 드릴 수 있는 규모지만 천장을 바치는 기둥이 없는 건축적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성당에는 과달루페 성모 그림과 기적의 망토를 보려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특히 망토가 보관된 곳에서는 한 사람이 오랫동안 그 앞에 서 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무빙워크를 설치해 놓고 누구나 지나면서 봐야만 한다. 한번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순례자는 돌아가서 다시 무빙워크에 올라야 하지만 차례를 기다리는 줄이 너무 길어 그마저도 쉽지 않다.
과달루페 성지의 중심인 교회 두 곳을 둘러본 후 옛 성당 옆에 있는 수도회수련 학교 성당인 카푸친 교회를 둘러본다. 이 성당을 새로 지을 때 바로 옆에 있는 옛 성당에 심한 지반 침하 피해를 줬다. 작지만 아름다운 카푸친 성당의 규모는 크지 않으나 건축적으로 외적 아름다움 못지않게 내부도 밝고 아늑해 기도하는 순례자들이 즐겨찾는 성당이다.
언덕을 올라 후안 디에고가 성모 마리아를 만났던 장소에 지은 작은 예배당인 세리토 성당(Capilla del Ceritto)과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별 모양의 창틀과 밝은 타일로 꾸민 돔형식의 지붕이 예쁜 원형의 포시토 성당(Templo del Pocito)을 둘러본다. 그리고 언덕에 있는 발현 모습과 개종해 기도하는 원주민의 조형물을 감상하고 순례를 마친다.
멕시코는 고대로부터 태양신을 받드는 아스테카 문명으로 샤머니즘적 신앙을 믿었다. 그러나 1521년 에스파냐가 지배하던 초기에는 원주민을 가톨릭으로 개종 시켜 종교적 일체감을 이루고자 했다. 본국 교구에서 파견한 사제들에 의한 선교 활동이 활발했던 식민과 포교의 시기였으나 쉽지 않았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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