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3-①

유적지 입구에서 바라본 태양의 피라미드

피라미드라면 이집트를 연상하지만 멕시코에도 문명과 축조 시기가 다른 피라미드가 여러 지역에 분포한다. 오늘은 해발 2천300m 고지에 있는 ‘신들의 고향’ 또는 ‘죽은 자가 신이 되는 도시’인 테오티우아칸(Teotihuacan)을 찾아간다. 이 유적은 태양과 달의 피라미드로 유명하나 기록이 남아 있지 않아 미스터리에 쌓여 있지만 멕시코에서는 가장 오래된 유적지다. 사람이 거주하기 시작한 것은 BC 1세기경이지만 밀집해 정착한 시기는 AD 1~7세기다.

이곳에 터를 잡은 고대인은 치밀한 계획을 세워 신의 대변자인 제사장이 믿음을 앞세워 통치하는 신정(神政) 형태의 도시국가를 건설했다. 하지만 7세기 후반 알 수 없는 재앙(화재와 전염병 추정)으로 폐망했고 그 후 600여 년 동안 밀림에 버려졌다.

태양 피라미드 아래에서 바라본 정상과 가파른 계단 모습
태양 피라미드 아래에서 바라본 정상과 가파른 계단 모습

테오티우아칸의 피라미드와 신전ㆍ궁전과 주택ㆍ대로와 광장ㆍ시장과 부속 건축물은 어울림과 통일성을 가지고 상호 연계해 건설한 계획도시다. 이곳에서 출토된 유물은 멕시코 고대 유물 중에서 가장 발전한 형태라고 고고학자들은 평가한다. 그러나 신비에 쌓인 이곳은 누가, 언제, 왜, 어떻게 건설했는지 알지 못한다.

숙소를 출발해 지하철로 북부버스터미널까지 이동, 시외버스를 타고 멕시코시티에서 북동쪽으로 약 50㎞ 떨어진 테오티우아칸으로 향한다. 시가지를 벗어나자 길옆 산비탈에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파벨라’ 같은 허름한 빈민촌이 산꼭대기까지 자리를 잡았다. 멕시코시티와 상반된 삶의 현장이 가감 없이 펼쳐진다. 1시간 남짓 달려 목적지에 도착한다.

태양 피라미드 정상에서 내려다본 죽은 자의 길 주변 석조 신전과 건축물들
태양 피라미드 정상에서 내려다본 죽은 자의 길 주변 석조 신전과 건축물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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