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의 민선 7기 대표 상품인 인천e음이 배달e음에 이어 ‘택시e음’으로 또 다른 변신을 한다.
시는 다음달 1일 지역 내 개인택시 8천977대와 법인 택시 업체 60곳의 5천385대 등 모두 1만4천362대를 대상으로 인천e음 플랫폼과 연계한 택시 호출 통합서비스를 출범한다. 카카오T 등을 쓰는 택시 기사들이 비싼 가맹수수료와 호출 수수료 유료화 등으로 경제적 부담이 커지자 이 문제를 해결하려 인천e음 운영대행사인 코나아이㈜와 협업해 e음택시 플랫폼을 개발했다.
시는 올해 1단계로 e음택시 시범사업을 시작한 뒤, 내년부터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e음택시 이용자의 호출비용 등은 전혀 없는 무료서비스이며, 택시 기사들은 1.2~1.4%의 결제수수료만 부담한다. 결제수수료는 카카오T의 절반 수준이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택시 호출 시장을 대기업이 독과점하면서 발생한 택시 기사의 피해를 줄이려 택시e음을 추진했다”며 “시와 코나아이, 택시업계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했다. 이어 “택시조합 등과 함께 앞으로 교통약자를 위한 서비스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 인천의 택시 기사 98.8% 카카오T…대기업 독과점
인천지역의 택시 기사 대부분은 카카오T 택시 가맹계약을 맺고 카카오T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대구시 서구)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택시 호출앱 현황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인천은 등록 택시 기사 1만3천458명 중 1만3천318명(98.8%)이 카카오T를 이용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보다 높은 수치다. 전국 택시 기사 24만3천709명 중 22만6천154명(92.8%)이 카카오T를 쓰고 있다.
시는 국토부가 플랫폼 택시 활성화 정책을 펴면서 카카오T나 타다 등 대기업의 플랫폼 진출 확대가 이뤄지며 이 같은 독과점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카카오T 등의 대기업 플랫폼들이 가맹수수료를 과다하게 징수하는 데다 호출 수수료 유료화 등을 추진해 지역 내 개인이나 법인 택시 업계의 경제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대기업 플랫폼 택시의 지역별 수량 조정 등으로 인해 카카오T와 가맹거래를 하지 않은 일부 택시들은 경영난을 겪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는 최근 코로나19 장기화로 승객감소, 근로자 이직율 증가 등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지역 택시업계의 부담을 줄여주려 대기업 플랫폼 택시에서 벗어날 공공형 플랫폼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시는 가입자가 160만명이 훌쩍 넘는 인천e음 플랫폼과 연계해 시민들이 편리하게 택시 호출을 해 이용할 수 있도록 e음택시 모빌리티사업을 추진했다.
시 관계자는 “올 초부터 내부적으로는 이 같은 e음택시를 검토해왔으며, 지난 9월 인천택시운송사업조합측이 택시 호출 및 결제서비스 도입을 요청해오기도 했다”고 했다. 이어 “e음택시가 시민에게는 택시를 이용하는데 편리하게 해주고, 인천e음도 더욱 활성화할 것”이라고 했다.
■ 인천e음과 연계한 편리한 호출·결제 ‘e음택시’
e음택시는 종전 인천e음 애플리케이션에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이미 160만명이 인천e음을 발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특히 카카오T와 달리 호출비나 수수료 등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코나아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있는 T맵 내비게이션과 자체 개발을 통한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다.
이용객들은 인천e음 앱에서 e음택시를 선택한 뒤, 택시를 호출하면 현재 위치 또는 자신이 원하는 위치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주소 검색이나 지도에서 위치를 설정해 출발지를 확정하면 원하는 택시를 부를 옵션도 선택할 수 있다. 인천e음의 쿠폰이나 캐시 등도 사용할 수 있는 등 다양한 결제방식을 고를 수 있다. 100m·500m·1㎞·2㎞·3㎞ 등 거리별로 택시를 검색한 뒤, 택시 배차가 이뤄지면 도착할 택시 정보도 확인할 수 있다. 이후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하면 인천e음을 통한 자동결제 서비스가 이뤄진다. 이용객은 택시 기사에 대한 평가 등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앞으로 일반인·장애인 등으로 나눈 대상 맞춤형 서비스와 KTX 등과 연계한 관광 택시 서비스 등도 개발이 이뤄져 정책적으로 교통비 지원사업에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
택시 기사들은 배차 서비스 기능이 있는 별도의 기사용 앱을 내려받은 뒤 설치해 이용할 수 있다. 본인 신분 및 택시 운전 자격 증명 등을 한 뒤, 심사 절차를 거치면 이용 계약 등이 이뤄진다. 이후 운행차량을 등록·변경 절차를 거쳐 영업을 시작하면 이용객의 호출을 수신할 수 있다. 배차가 이뤄지면 택시 기사가 고객의 위치로 갈 수 있도록 자동으로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바뀌며, 운행 종료 때 결제 요금을 입력하는 절차만 남는다. 택시 기사는 일별·주별·월별 이력 등을 조회하는 등 간단한 통계치도 확인할 수 있다. 시는 앞으로 장애인·관광 등 특수 택시 등록 부분까지 추가하는 등 지역 내 택시 사업자용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코나아이 관계자는 “e음택시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노약자·장애인 할인 및 이동지원, 국가유공자 할인 등 교통약자 대상 공공서비스도 발굴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택시바우처나 관광 택시 사업 결합 등도 시와 논의하겠다”고 했다.
■ 인천 공동 택시 브랜드 e음택시
시는 e음택시를 인천만의 공동 택시 브랜드로 확산시킬 계획이다. 이 때문에 시는 최근 e음택시에 대한 상표출원 등록을 한 상태다.
시는 우선 e음택시를 시민에게 일관적으로 홍보해 지역 상생 브랜드로서의 인지도를 높일 예정이다. 특히 e음택시로 인해 그동안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사용한다는 인식이 강한 인천e음을 온라인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T 같은 민간 서비스와 달리 이용 수수료를 최소한으로 낮추고 정책의 변경 때 시민들과 전반적인 협의 절차를 거치는 공공서비스라는 장점이 있다.
시는 인천e음이 162만의 가입자를 확보한 만큼, e음택시가 카카오T 등과 비교해도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중소 택시 플랫폼 사업자들은 시스템의 지속적인 투자나 대대적인 마케팅을 할 자본이 부족해 결국 카카오T 등 대기업에 밀려 경영상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시는 택시업계와 함께 상생하는 e음택시라는 공동 브랜드를 확보한 만큼, 택시 호출 서비스의 일관적이며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인천e음과 e음택시의 연계는 인천지역 자본의 역외 유출을 방지하고 택시 기사 등 소상공인을 보호하며 지역 선순환 경제를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이민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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