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 경기지부 “道교육청, ‘화성 능동고 사고’ 사과해야”

민주노총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이 1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교육 당국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열악한 급식실 작업환경에 더해 휴게공간마저 엉망이라는 지적(경기일보 3일자 1ㆍ3면)에 대해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가 성명서를 내고 교육 당국을 규탄했다.

학비노조 경기지부는 6일 성명서를 통해 “화성 능동고 사고 이후 경기도교육청에 공식적인 사과와 책임 조치를 요구했지만 여전히 묵묵부답”이라며 “경기일보 보도를 통해 드러난 도교육청의 안일한 태도는 결국 또 다른 사고를 유발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지난 6월 화성 능동고에서 조리실무사로 근무하던 중년 여성은 휴게실 벽에 달려 있다 떨어진 옷장에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후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조리실무사는 6개월간 4번에 걸쳐 병원을 옮겨다니며 어렵사리 재활을 이어가고 있지만, 교육 당국은 공식적인 사과 한 번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기지역 학교 급식실 휴게공간 실태 (7월 기준)
경기지역 학교 급식실 휴게공간 실태 (7월 기준)

특히 경기일보 취재를 통해 능동고 측에서 피해를 당한 조리실무사가 아닌 그의 남편을 찾아 돈봉투를 건넨 것으로 드러나며 도덕적인 측면에서도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더구나 사후 대책이라곤 도내 모든 학교에서 상부장(벽에 달린 옷장)을 떼버린 조치뿐인 것으로 확인되며 개선 의지마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와 함께 도교육청이 지난 2015년 초 자체적으로 만든 급식시설 개선 매뉴얼 역시 현장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인당 1.64㎡의 휴게공간을 확보하도록 한 도교육청 매뉴얼이 아니라 1㎡만 확보해도 되는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실태 점검을 한 것으로 밝혀지며, 급식종사자가 처한 위험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최진선 학비노조 경기지부장은 “도교육청은 학교 급식실의 작업환경 개선은 물론 적정한 휴게공간 마련을 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며 “열악한 환경에서 위험에 노출된 급식종사자의 처우 개선을 위해 강력한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희준ㆍ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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