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란한 고대 문명과 콜로니얼 문화가 공존하는 멕시코 여행 에세이] 4-⑦

라틴 아메리카 타워에서 내려다 본 화려한 국립예술 궁전의 모습

화려했던 아스테카 문명은 에스파냐 침략자에 의해 한순간에 파멸됐다. 코르테스는 황금을 수탈하려고 베라크루스에 상륙했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식민지를 건설하려고 아스텍을 점령했다.

점령 후 기독교도인 에스파냐 침략자 눈에 비친 인신공희는 이해할 수 없는 원시적인 신앙으로 하루빨리 개종시켜야 할 대상이 됐다. 침략자들은 누에바 에스파냐가 추구하는 기독교로 개종시키기 위해 아스텍의 신전과 부속 건축물을 모두 파괴해야만 했다. 승자가 남긴 당시 자료에서도 원시적인 종교의 야만성을 부각해 자신들의 종교를 정당화했지만, 역설적으로 이 기록은 사라진 아스테카 문명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료이기도 하다.

멕시코에서 정복자인 에스파냐 문명과 아스테카 문명이 융합해 탄생한 메스티소 문명은 자연스러운 결과가 됐다. 하지만 고고학계는 유적 발굴과 유물 분석을 통해 아스테카 문명에서 정체성을 찾으려 하고, 승자에 의해 기록된 사료의 진위를 재해석해 바로 잡으려 노력하고 있다.

마요르 신전 발굴현장 10
마요르 신전 발굴현장

고대 문명을 찾아 떠난 여행은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탐구하는 독서일 뿐만 아니라 낯선 곳에서는 우리와 다른 다양한 문화와 삶을 돌아보며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는 유쾌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 낯선 곳으로 떠난 여행지에서는 현지인들의 소박하면서도 진실한 삶의 현장을 만날 수 있고, 우리와는 다르지만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돌아와 뒤돌아볼 때 아름다웠던 순간의 추억들은 초롱초롱 빛나는 샛별처럼 뇌리에 반짝인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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