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수세미
구옥순
아빠에게 칭찬받으려고
엄청 아끼는 새 차를
철 수세미로 빡빡 문질렀어.
칭찬하러
주차장에 나간 아빠
차를 보더니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아이는 칭찬받고 싶었다. 궁리 끝에 아빠의 새 차를 청소해 드리기로 했다. 새벽같이 일어나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그러고는 철 수세미로 빡빡 문질렀다. 아빠에게서 받은 사랑만큼 빡빡 문질렀다. 아들이 세차를 했다는 소리를 들은 아빠는 너무도 기뻐 부리나케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이걸 어쩌면 좋단 말인가? 이 동시는 아빠의 새 차를 청소한 아이의 마음을 담았다. 그런데 철 수세미가 문제였다. 아이는 생각했을 것이다. 기왕에 청소해 드리는 거 철 수세미가 좋을 거라고. 그러면 오래오래 청소를 하지 않아도 깨끗할 거라고. ‘칭찬하러/주차장에 나간 아빠/차를 보더니/웃어야 하나!/울어야 하나!’. 그다음은 독자에게 맡겨 놓았다. 아빠는 어떻게 했을까? 웃었을까? 울었을까? 짐작건대 처음엔 황당했을지 몰라도 이내 웃었을 것 같다. 그까짓 차쯤이 문젠가. 차야 새로 구입하면 되지. 아들의 저 ‘철 수세미’ 사랑이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가. 아빠는 두고두고 그 일을 잊지 못할 것이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오래오래 간직할 것이다. 동심은 때로 본의 아니게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을 나무랄 수 없는 게 또한 마음이다. 이 작품은 그 동심에 미소를 보내고 있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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