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물가상승에도…도내 초중고 급식단가 ‘3천480원’

도내 초중고 무상급식 예산 1조5천억... 강원·서울 수준도 못미쳐

고물가 급식. 연합뉴스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경기 지역의 학교 급식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학생들에게 질 높은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 급식단가 인상이 시급하단 지적이 제기된다.

3일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이 교육부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학기 기준 경기 지역의 1인당 평균 식품비 단가는 3천48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중고별로 따져보면 초등학교는 2천930원, 중학교는 3천610원, 고등학교는 3천900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도내 모든 초중고는 무상 급식비를 지원받고 있는데, 인건비를 포함해 1조5천억 규모의 예산이 투입되며 이를 경기도·도교육청·지자체가 각각 나눠 분담하고 있다. 이 중 순식품비로 운영되는 예산은 전체 예산의 62% 수준으로 9천308억원이다. 이후 예산은 각 학교의 급식 인원 등에 따라 학생 1인당 평균 단가가 정해진 뒤 개별 학교로 내려가는 방식이다.

하지만 경기도는 초중고 학생이 약 148만명으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많음에도 급식단가는 강원(3천760원)과 서울(3천741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물가상승으로 인한 급식의 질 저하로 가장 많은 학생들이 피해를 받게 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 2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경기도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 달 도내 소비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5%, 전년동월대비 6.2% 상승했다. 특히 농축수산물은 전월대비 2.7%, 전년동월대비 7.3% 각각 올랐다.

이 때문에 도내 영양사들은 단가에 맞춰 식단을 짜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수원 지역의 한 영양사는 “1학기엔 특히 돼지고기 가격이 30%나 올라 난감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며 “결국 사용되는 돼지고기 양을 줄이거나 부(副) 메뉴의 원 식자재를 다른 종류로 대체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앞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도 지난 달 20일 “최근 치솟는 물가로 학교가 급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안정적 급식 운영을 위해 급식비에 물가인상분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임 교육감이 공개적으로 대응책 마련을 시사했던 만큼 도교육청도 물가상승을 일부 반영해 무상급식 지원금 증액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현장에서 물가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무상급식 지원금을 늘릴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추경 예산 확보가 우선돼야 해 예산 확보 차 도의회와 소통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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