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3여년만에 1천380원↑…국내 금융시장 '휘청'

7일 원·달러 환율이 13년 5개월 만에 1천380원을 돌파하고 코스피와 코스닥이 1% 이상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이 휘청거렸다.

이날 코스피는 강달러에 따른 외국인의 현·선물 매도세에 전날보다 33.56p(1.39%) 내린 2,376.46에 장을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 지난 7월19일(2,370.97) 이후 최저치다.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2,400을 하회한 것은 7월22일(2,393.14)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1.27p(1.45%) 내린 768.19에 마감했다.

이달 13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2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을 지켜보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휴장을 앞둔 경계심리도 증시 부진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거시 경제)가 심리를 억누르는 환경이 지속되면서 지수는 당분간 약세 압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하며 13년 5개월 만에 1천380원대를 뚫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2.5원 오른 달러당 1천384.2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는 2009년 3월30일(1천391.5원), 장중 고가 기준으로는 같은 해 4월1일(1천392.0원) 이후 가장 높다.

환율은 개장 직후 1천380원을 돌파했고, 이후에도 계속 올라 오후 한때 1천388.4원을 기록했다. 장중 연고점은 지난달 31일부터 6거래일째 경신 랠리를 이어갔다.

1천390원선까지 위협하던 환율은 점심 무렵 외환당국이 시장 점검을 위해 서울외환시장운영협의회 회의를 연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등세가 다소 진정됐다.

추경호 부총리는 “이렇게 환율이 오르고 외환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것은 경제와 금융시장에 바람직하지 않다”며 시장의 쏠림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필요하면 안정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연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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